심규철 당협회장 장고 끝 악수?

'밀실공천' 반발 확산… 당내 기반마저 위태

2010.03.02 15:27:26

보은·영동지역 군수 후보 공천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한나라당 보은·옥천·영동 당원협의회가 분열조짐을 보이는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전분열(敵前分裂)의 파국으로 치닫고 있어 심규철 당원협의회장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지역 당원들은 사실상 공천권을 쥐고 있는 심규철 당원협의회장이 최근 보은군수 후보 내정자로 김수백 전 보은부군수(61)를, 정진규 전 영동JC회장(42)을 영동군수 후보로 각각 내정하자 '밀실공천'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이 '밀실공천'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자들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정상혁 전 도의원(69,보은)과 윤주헌(58,영동) 전 영동군 기획감사실장이 공천에서 탈락되는 과정에서 심 협의회장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잃고 독단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정가에서는 심 협의회장이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것 아니냐'는 평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심 협의회장은 지난해 "늦어도 연말까지 후보자를 조기에 확정해 지방선거를 대비할 것"이라며 "각 후보자가 추천하는 1인을 포함해 10명 안팎의 공천심사위를 구성하고, 여론조사 등 객관적 평가를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겠다"고 당원들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심 협의회장은 이 같은 약속은 지켜지질 않았다.

심 협의회장은 공천 내정자 확정시기였던 지난해 연말을 넘기고서도 "1월 중에 하겠다"고 번복했다가 결국 지난달 말이 돼서야 공천내정자를 확정했지만 보은지역의 경우 공천심의위 구성은 아예 없었고, 공천 희망자들이 인정하는 여론조사도 없었다.

또 심 협의회장은 "당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지지율 점검을 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공천 탈락자들은 "심 협의회장 만이 알고 있는 납득 할 수 없는 여론조사"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심 협의회장은 당선 가능성과 당의 정체성 탈피 등을 고려해 고심 끝에 보은, 영동군수 공천 내정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공천을 자신해왔던 탈락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고, 심 협의회장의 당내 기반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듯하다.

또 한나라당의 내분이 확산되면서 지방선거 참패를 우려하는 당원들의 목소리도 예사롭지 않다.

영동 지역의 한 당원은 "심 협의회장이 지방선거를 포기하지 않고서는 내릴 수 없는 결정을 했다"며 "이해 할 수 없는 결정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내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보은 지역의 한 공천 탈락자는 결국 당을 옮기거나 무소속으로 출마 할 것이라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와 세종시 문제가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공천 후유증까지 앓고 있는 한나라당이 어떻게 상처를 봉합하느냐에 따라 심 협의회장의 정치적 입지도 달라질 전망이다.

보은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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