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사회 "총액계약제 절대 안돼"

"의료수준 바닥까지 끌어내릴 것"

2010.03.22 19:25:59

지난 19일 청주 라마다호텔에서 충북도의사회는 '총액계약제 결사반대'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57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강현창 기자
청주지역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의사 A(45)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병원이 운영난을 겪고 있는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보험수가 총액계약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치아 하나를 뽑을 때마다 건보에서 의료보험수가를 지급받았지만 총액계약제가 도입될 경우 진료행위 하나하나마다 이를 받지 못하게 된다. 대신 1년 단위로 정해진 의료보험수가에 맞춰서 진료행위를 해야 한다. 진료행위는 수가 범위 내에서 자유다. 예를 들어 10만원이 상한이라고 하면 1만원 짜리 진료 10번을 하거나 5만원 짜리 진료 2번을 하는 것은 의사의 재량이다.

건보는 오는 2012년을 목표로 이 같은 내용의 '의료보험수가 총액계약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인구고령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선 의사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총액계약제를 도입한다면 이미 병원마다 수입이 정해지므로 결국 의료의 질을 크게 떨어트릴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의 행위별 수가제가 전염병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서도 더욱 효과적인 제도"라며 "총액계약제가 시행된 상태에서 지난해처럼 신종플루 같은 전염병이 창궐할 경우 이미 정해진 수가 상한선에 다다른 병원들은 더 이상의 진료를 거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충북도의사회는 지난 19일 청주 라마다호텔에서 57차 정기대의원 총회를 열고 총액계약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오국환 충북도의사회장은 "총액계약제는 돈에 짜 맞춘 진료를 강요, 진료의 획일화를 넘어 결국 한국 의료의 수준을 바닥까지 끌어내릴 것"이라며 "정부가 총액계약제를 밀어 붙일 경우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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