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못다한 공부 후배들이 해줬으면"

2007.02.14 00:41:12

산재사고로 숨져간 아들에게 못다 준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해마다 아들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정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진천군 광혜원면에 사는 정옥수(50·사진)씨는 27세에 남편과 사별한 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1남 1녀를 꿋꿋히 키웠다.

그러나 집안의 버팀목이었던 아들 박용태(당시 24세)씨가 지난 2002년 10월 회사에서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몸이 빨려들어가 숨졌다는 연락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다.

한동안 눈물로 생활을 하던 정씨는 어렵게 용기를 내 아들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였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 편안히 공부를 시키지 못한 한은 씻지 못했다.

정씨는 아들을 대신해 어려운 여건에서 공부를 하는 아들의 후배를 돕기로 결심, 모교인 광혜원고를 찾아 아들의 이름을 딴 ‘박용태 장학회’를 만들어 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정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학에 합격한 학생을 선정, 5년째 졸업식에서 장학금 100만원씩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도 오는 15일 졸업식에서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음성의 한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며 넉넉지 않은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정씨에게 100만원은 큰 돈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장학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정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편안히 공부를 하지 못했을 아들을 생각해 더 많은 후배를 돕고 싶지만 여의치 못해 안타깝다”고 모정의 애틋함을 감추지 못했다.

진천 / 강신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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