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은 두개인데 어머니는 한 분이시잖아요"

보은 내북 강연하씨 이식수술 '훈훈'
집안 살림에 장애인 누나까지 돌봐

2010.03.30 13:32:30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주고 직장을 그만둔 후 어머니를 정성스럽게 간호하고 있는 강연하 씨가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어머니 오연옥 씨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며 모자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있다.

"저의 신장은 두 개인데, 제 어머니는 한분이시잖아요"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시골에 계신 어머니(오연옥·54)에게 자기의 신장을 이식 해주고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면서까지 극진히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효자가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속리산 인근의 조그만 산골마을인 보은군 내북면 하궁리에서 어머니가 하시는 집안 살림과 집에 있는 장애인 누나까지 돌보고 있는 막내아들 강연하씨(27).

그의 어머니는 지난 2008년 11월 경 청주의 한 병원에서 만성신부전증으로 진단을 받았다.

이 병으로 진단받기 전까지 어머니는 8년 전부터 소화가 잘 안되고 피로하면서 다리가 수시로 붓는 증세를 갖고 있었는데 단순히 일 때문에 피곤하고 신경성 소화 불량인줄 알고 인근병원의 내과에서 소화제만 처방받고 계속해서 약만 먹었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증세는 호전되지 않고 저녁에는 다리가 부어서 새벽까지 통증 때문에 잠을 못자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어머니의 증세는 지난 2008년 봄부터 더욱 악화되어 다리가 부어 걷기조차 힘들어 지고 호흡곤란 증세까지 찾아왔었다.

결국은 어머니는 그해 늦가을 무렵인 11월 23일 청주의 한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았고 만성 신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어머니는 만성 신부전증으로 진단을 받은 후 지난해 11월 말까지 1년 정도 하루 4시간씩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등의 온몸이 기력이 다 빠지는 신장투석을 계속해서 받았지만 호전되는 희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경 더 심해지기 전에 신장이식을 해야만 한다는 담당 의사의 권유를 받게 됐다.

이후 강 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기로 결심하고 자기의 신장을 어머니에게 떼어드리기로 결정했으며 지난해 11월 30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어머니와 강씨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행히 수술 후 어머니는 현재 건강한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다.

어머니 오연옥 씨는"막내아들이 자기를 살렸다"며"연하는 겁이 너무 많아 곤충을 손으로 만지지도 못하고 어두우면 무서워서 집밖에 나가지도 않는 아들이었는데 나를 살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의 소중한 신장을 떼어 줬다"고 말하며 아들을 바라보다 눈시울을 붉혔다.

또 그녀는"연하는 막내인데도 불구하고 집안의 기둥"이라며"담배농사가 정말 힘든 일인데 홀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해마다 담배를 수확하는 여름철이면 스스로 찾아와 묵묵히 도와주곤 했는데 이번 수술 후에는 설거지, 빨래, 방청소 등 집안일 까지 가정부처럼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막내아들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마을에서'어머니를 살린 효자'로 불리는 강연하 씨는"누구라도 자신의 어머니가 만성신부전증으로 고생하시면 신장을 떼어주었을 것"이라며"어머니가 건강해지실 때까지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오직 어머니만 생각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누나는 장애인이고 형은 서울에서 직장을 다녀야 하기에 자기가 어머니를 모셔야 한다"며 "어머니가 건강해 지시면 직장을 다시 얻어 돈을 빨리 모아서 빚으로 낸 수술비를 갚아 시름에 잠긴 아버지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보은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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