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비싸거나 불량이거나'

대부분 저급 중국산…국산 비싸 학부모 혀내둘러

2010.05.04 20:03:47

어머니들이 한 대형마트에서 '어린이 날' 선물로 전시해 놓은 장난감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어린이날을 맞아 상당수의 부모들이 '장난감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

모처럼 큰 맘 먹고 장난감을 사주려 해도 대부분의 장난감이 중국산 저급상품인데다 국산은 대부분 10만원대의 고가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4일 청주지역 대형 마트와 장난감 판매점을 둘러보니 제품의 80% 가량이 중국산이었다. 2~3만원대가 대부분이었고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장난감은 1만원 가량 비쌌다.

겉모습만 봐서는 고급 제품처럼 보였으나 장난감을 이리저리 돌려보니 문제점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자동차 장난감은 조금만 힘을 줘도 바퀴가 빠져 나갔으며, 화려한 색상의 로봇 장난감은 쉽게 페인트가 벗겨졌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주부 최모(33)씨는 "이래서 중국산 제품을 구입하기가 꺼려진다"며 "가뜩이나 아이들은 아무거나 빨려고 하는데 페인트가 벗겨지는 것을 보니 도저히 못 사겠다"고 말했다.

비교적 고품질이라고 평가받는 국산이나 미국·유럽산 제품들의 인기도 썩 좋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비싸기 때문이다.

6~7세용 보드게임 장난감의 경우 고급 원목소재로 만들어져 페인트가 벗겨질 염려는 없었지만 가격이 무려 적게는 7만원, 많게는 15만원에 달했다.

간난아이를 업고 최고급 장난감을 구경하던 이모(29)씨는 "무슨 장난감이 옷보다 비싸냐"며 "가격표를 보고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고 혀를 내둘렀다.

매장 관계자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중국산 제품을 만지작거리다 돌아가기 일쑤"라며 "자녀의 안전을 위한다며 고가의 제품을 사가는 부모들이 몇 명씩 있긴 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산 장난감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를 구입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부모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매년 어린이날마다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여섯 살 난 딸을 둔 주부 강모(32)씨는 "20만원짜리 최고급 인형을 사주고 싶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2만원짜리 중국산 인형을 사줬다"며 "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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