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도 무리하면 '탈'난다

심혈관질환자 과도한 흥분… 심장마비 위험
밤늦은 시간 술·야식… 소화기질환 등 우려

2010.06.03 20:31:36

2010년 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현지 시간과 7시간의 시차 때문에 32강 경기가 모두 저녁시간과 새벽에 집중돼 있어 밤잠을 설치는 국민들이 많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평소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만성질환자는 평소와 다른 생활 패턴 때문에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도한 흥분은 심장마비 '위험' =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에도 극도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응원열기에 고조된 몇몇 국민이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했다. 과열된 응원열기에 긴장이 최고조로 달하면 인체는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이 빨라지게 된다. 이때 교감신경 계통의 흥분이 고조돼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소판은 자극을 받아 응집력 상승으로 혈전이 만들어지기 쉽고, 혈관이 터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결과적으로 심장 근육에 산소 부족을 유발해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과도한 흥분을 삼가야하며, 경기관람 시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응급약을 준비했다가 가슴이 조이는 통증이 올 때 재빨리 사용해야한다.

고혈압이 있다면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심장마비나 뇌졸중에 의한 돌연사를 예방 할 수 있고 적응증에 따라 의사와 상담 후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저녁에 열리는 경기… 야식주의해야 = 저녁시간 이후에 시작되는 경기 때문에 야식은 예정된 상황. 응원 시 야식의 메뉴는 주로 맥주와 치킨, 피자, 족발 등이다. 지난 월드컵 때만 해도 치킨 판매량은 일 평균 약 20만 마리에 육박할 정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화기 질환에는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육류 등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 복압을 높일 뿐 아니라 식도에서 위로 음식물이 넘어갈 때 밸브 역할을 하는 위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역류성 식도염이나 기능성 위장장애를 유발 할 수 있다. 여기에 술과 흡연까지 하면 식도염은 물론 식도암의 위험까지 부를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야식은 삼가는 것이 건강하게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일반적으로 밤에는 활동량이 감소해 에너지 소모량도 감소하므로 밤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또 늦은 밤에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다음 날 아침 식사를 거르게 되고 다시 저녁에 과식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가급적 야식은 삼가는 것이 좋으나 피할 수 없다면 커피 등 카페인 성분을 삼가고 고열량, 고단백, 고지방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 좋으며, 위에 부담이 덜 가는 샐러드나, 두부, 토마토 등의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식을 먹은 후에는 최소 한 시간 이내에 눕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역류성 식도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과잉 섭취된 열량이 지방으로 축적되지 않도록 가벼운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충분히 소모해주는 것이 좋다.

먹은 만큼의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바로 수면에 들어갈 경우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한 증상과 함께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돼 수면장애를 부르기도 한다.

◇TV시청 자세도 중요 = 가정에서 TV를 보며 응원할 경우에는 TV시청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소파에 비스듬히 1시간 이상 시청하게 될 경우 관절과 인대에 손상이 올 수 있으며, 목 받침을 하고 누워서 시청할 경우도 목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TV 시청 중에는 30분마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가급적 푹신한 소파에 눕기보다는 바른 자세로 허리를 펴고 시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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