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울고 웃는 사람들…

배달음식업계, 평소보다 매출 2~3배
호프집 등도 저녁마다 예약손님 만석
직장인 일찍 귀가…대리운전 된서리

2010.06.14 19:06:18

청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동진(30)씨는 "월드컵 기간동안 주문이 몰리면서 하루종일 치킨상자를 접느라 허리 펼 틈이 없다"며 "지난 12일은 준비한 닭이 다 떨어져 전화기를 끈 채 배달만 했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전에 들어온 주문만 50마리입니다. 배달만 하느라 경기는 하나도 못 봤지만 매일 월드컵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청주에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동진(30)씨는 치킨상자를 조립하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된 뒤 한국팀의 경기가 있는 날 뿐만 아니라 다른 날도 매출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2~3배에 달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하루 종일 상자를 조립하며 배달 준비에 열중이다.

이 씨는 "주문이 밀리면서 배달이 늦어진 손님에게는 음료수를 서비스로 제공했다"며 "어떤 손님들은 17일 아르헨티나 전을 앞두고 미리 치킨배달을 예약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치킨전문점뿐만 아니라 피자, 족발, 도시락 같은 배달음식업계 대부분이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또, 대형 스크린과 벽걸이 TV를 갖춘 호프집 등도 예약 손님으로 저녁마다 만석이 되는 등 평소보다 매출이 급상승했다.

반면 월드컵이 즐겁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은 한국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장사를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리스전이 열렸던 지난 12일, 청주시 복대동과 용암동의 유흥업소는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였다.

대리운전업계도 남아공 월드컵의 희생양이 됐다.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회식을 자제하고 일찍 귀가하는 직장인이 부쩍 늘면서 대리운전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이다.

여름은 휴가와 장마로 인해 원래부터 비수기인데다가 올해는 월드컵까지 겹치면서 영업활동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아르바이트 기사들이 월드컵 개막후 말도 없이 출근을 하지 않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업계 관계자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한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평소보다 20% 정도 고객이 줄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한달동안 계속될거라 생각하니 한숨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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