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도로 석달만에 다시 파헤쳐

청원군, 상수도관 교체 도로 구멍 뚫어
군-가덕면, 업무소통 안돼 예산낭비만

2010.06.28 19:18:28

마을 주민 유희복(74)씨가 구멍이 송송 뚫린 도로를 보며 군의 안일한 행정을 지적하고 있다.

청원군이 아스콘 덧씌우기를 한 가덕면 농촌도로를 상수도관 정비사업을 위해 3달 만에 다시 파헤치고 있어 예산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군은 또 가덕면이 실시한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 여부도 알지 못한 채 상수도관 정비사업 허가를 내줘 행정 시스템 상 허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문제가 된 도로는 청원군 가덕면 인차교에서 노동교 사이 900m구간. 이곳은 지난 2월18일 가덕면이 총사업비 3천900만원을 투입,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를 진행한 구간이다.

그러나 청원군상하수도사업소는 지난 25일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이유로 이 구간 도로에 구멍을 뚫었다. 사업소는 103억8천400만원을 들여 오는 2013년 8월까지 가덕면 전 지역의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할 계획이다.

이를 지켜 본 마을 주민들은 대체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주민은 "돈을 들여 포장한 도로를 왜 다시 뚫느냐"며 "상수도관 매립을 먼저 한 뒤 덧씌우기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군 행정을 비난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지자체가 기존 도로포장 공사 여부를 전혀 모른 채 상수도관 정비사업 허가를 내줬다는 점이다. 관계 부서 간 사전 업무조율과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군은 지난해 12월 상수도관 정비사업을 허가 내주면서 가덕면에 해당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고, 가덕면은 이를 알지 못한 채 지난 2월 도로포장 공사를 착공했다.

이에 대해 마을 주민 유희복(74)씨는 "청원군 도로 공사를 청원군에서 모르면 누가 안단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군의 안일한 행정으로 수천만원의 세금만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군은 이 같은 지적에도 "현재 시스템 상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어 안일한 행정의식과 예산 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군 건설과 관계자는 "해당 구간의 덧씌우기 공사는 면사무소에서 자체예산으로 시행한 사업이라 군에 통보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결제한 공사를 면에 통보해 주는 시스템도 없어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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