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장애인 구인·구직 만남의 날'

"잘 할 수 있습니다" 주먹 불끈

2010.06.29 20:11:10

청각장애인 장모씨가 면접관 앞에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 시켜만 달라"며 수화통역자원봉사자와 함께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강현창 기자
청각장애인인 장모(27)씨가 면접관 앞에서 자신의 능력과 포부에 대해 설명했다. 29일 청주시 상당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0 장애인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장에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충북지사와 청주시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행사는 일자리를 찾는 장애인과 인재를 찾는 사업주를 위한 자리였다. 행사장에는 장애인을 고용하려는 34개의 사업체가 참가해 138명의 인재를 탐색했다.

자리를 구하려는 장애인 400여명은 "우리는 다르지 않다. 편견을 거두고 믿어달라"고 면접관 앞에서 말했다.

이날 행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열렸다. 짧은 시간동안 하나라도 더 많은 기업체에서 면접을 보기위해 장애인들은 바쁘게 몸을 놀렸다.

언어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면접을 볼 때는 수화자원봉사원자들의 손짓이, 정신지체 장애인 면접은 함께 온 가족들이 구술면접을 대신했다. 그러다보니 다른 일자리 관련 행사보다 면접시간이 두배나 더 소요됐다.

회계직을 채용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장애인 고용이 법적 의무이기 때문에 이들을 고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해 공을 들여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구인을 원하는 업체도 매우 다양했다.

기존에는 단순노무직을 원하는 업체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장애인의 다양한 직업선택요구에 발맞춘 일자리가 많아졌다는 게 면접관들의 설명이다.

행사장에서는 생산직, 청소직 등 단순 일자리 외에도 병원사무직, 회계직, 연구보조, 기획·관리직 등 다양한 인재를 찾는 업체들이 부스를 열고 면접을 진행했다.

행사장을 찾은 장애인들의 취업에 대한 열망은 일반인에 비해 더 뜨거웠다.

휠체어를 타고 온 박모(여·28)씨는 "앉아서 하는 일은 일반인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며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10개가 넘지만 면접을 보는 족족 떨어져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왔다"고 말했다.

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에서 장애인 고용 의무를 지키지 않은 240여곳. 이들이 낸 의무위반으로 납부한 고용부담금 18여억원이 장애인 고용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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