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쓸쓸한 아이들

2007.09.20 23:45:51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오랫만에 만난 가족과 친지들이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송편을 빚는 풍경은 참으로 정겹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가족의 정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런 풍경이 낯설은 아이들이있다.
부모님의 부재(不在)로 원치않는 가장의 역할을 해야하는 소년소녀가장들과 아동보호시설에 위탁 돼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추석은 두려운 존재로 다가온다.
추석을 앞두고 각 지자체들이 시설이나 소외계층을 방문해 위로물품과 성금 등을 전달했다는 따뜻한 소식도 들려오지만, 이들의 가슴 속 허전함을 채워주기엔 역부족이다.
할머니,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는 A모(15)양은 추석연휴기간 차라리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한다.
찾아오는 가족도 없을 뿐더러 할머니, 동생들과 송편이라도 빚어 추석 분위기를 내고 싶지만 여의치가 않아 더욱 쓸쓸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한편 청주시내 성형외과는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해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들로 예약이 꽉 찼고, 긴 연휴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도 많다고 한다.
달라진 명절 풍속도에 씁쓸함이 더해진다.
주말과 연결돼 예년보다 길어진 이번 연휴, 추석 전이나 추석을 지내고 난 뒤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방문해 안부라도 묻는 것은 어떨까?
/ 홍수영<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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