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 폭발·일사병 '주의'

주머니 속 라이터… 더위 못 이기고 폭발 '아찔'
연이은 고온 속 일사병 증세 보이는 시민 속출

2010.08.09 19:11:28

평소 낚시를 즐기던 최모(35·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씨는 지난 주말 깜짝 놀랄만한 일을 겪었다.

낚시터에 앉아 물가를 바라보던 중 상의 주머니에 넣어뒀던 라이터가 뜨거운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폭발해 버린 것. 같이 들어있던 지갑 덕분에 부상은 면했지만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이날 청주지역 낮 최고기온은 35.5도였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사고를 겪거나 일사병 등의 질환을 호소하는 도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낮 최고 기온이 34.1도까지 올라간 지난 8일 오후 4시30분. 밭에서 두 시간 가량 작업을 하던 A(여·73·청원군)씨는 갑작스러운 현기증으로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졌다. 속이 울렁거린다며 구토까지 하는 A씨를 보고 동료들이 급히 119구조대에 신고했다.

가벼운 일사병 판정을 받은 우 씨는 "날이 조금 덥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인줄 몰랐다"며 "나이도 있으니 더위가 한풀 꺾일 때까지 밭일을 잠시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낮 12시30분께는 청주시 송정동 솔밭공원 공사장 인근에서 B(58)씨가 쓰러져 지나가던 시민들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당시 B씨는 체온이 40.6도까지 올라가는 열사병 증세를 보여 자칫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일사병 환자라고 해서 꼭 한낮에만 발생하지는 않았다.

지난달 19일 오후 6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서 C(49)씨가 온몸이 저리고 어지러운 탈수증상으로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20일 오후 8시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D(56)씨도 몸에 마비증세가 나타나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 모두 낮 동안 강한 햇볕을 받으며 땀을 많이 흘려 일사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9일까지 청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10일간을 제외하고 30도 이상을 기록한데다 열대야도 15일째 나타나고 있다.

청주서부소방서 관계자는 "폭염 속에서 작업을 할 때 라이터 등 인화물질은 몸에서 멀리 둬야 한다"며 "또 일사병과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까지는 들녘이나 비닐하우스 안 등에서 무리한 일을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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