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언제 많이 할까

충북대 국가위기관리硏 논문
스트레스 풀고 기분전환 술엔 '취중핸들'
따돌림 모면하기 위해 마실 땐 덜 잡아

2010.09.27 19:48:08

스트레스를 풀거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술을 마셨을 때 음주운전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단속 모습.

'주당들은 어떤 환경에서 음주운전을 가장 많이 할까'.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가 이에 대한 답을 주는 자료집을 얼마전 발간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교수와 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박사가 '음주 동기가 음주운전 행동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국가위기관리학회(회장 충북대 이재은 교수) 자료집에 기고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06년을 기점으로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감소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가 전체 교통사고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또 음주운전 사망률이 전체 교통사고 사망률의 14%를 차지하는 등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박 교수 등이 이 같은 환경에서 남성 214명, 여성 95명 등 총 309명을 대상으로 음주운전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먼저 '운전해도 무난한 음주의 양은 얼마인가'를 물었다. 그 결과, '안된다' 41%, '소주 2잔 이하' 40.5%, '소주 반병' 12.0%, 소주 1병 4.9% 순으로 답했다.

이는 10명 중 6명 정도가 주량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같은 사실은 '음주 단속이 없는 곳에서는 음주운전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도 어느정도 뒷받침되고 있다.

이같은 물음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 29.4%, '그렇지 않다' 36.9%, '보통' 23.9%, '대체로 그렇다' 8.1%, '매우 그렇다' 1.6% 순으로 답해, 응답자 중 10% 정도가 음주운전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분류됐다.

박 교수 등 한 걸음 더 나아가 음주행동에 관한 분석을 위해 음주 동기를 습관성 음주 외에 '대처동기'(soping motives), '사교동기'(social motives), '고양동기'(enhancement), '동조동기'(conformity) 순으로 분류했다.

이를 보다 쉬운 언어로 설명하면, 대처동기는 긴장 또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 사교동기는 말 그대로 친분 증진 등사회적 동기로 술을 마시는 경우를 일컫고 있다.

이밖에 고양동기는 기분 전환 등 생활에 활력을 찾기위해, 동조동기는 이른바 따돌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를 의미하고 있다.

그 결과, 습관성 음주운전자를 제외하고 대처동기, 사교동기, 고양동기로 술을 마셨을 때 음주운전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표준화한 계수(Beta)가 대처동기는 '.196', 고양동기 '.190', 사교동기 '.150'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습관성 음주자는 이보다 훨씬 높은 '.586'을 나타냈으나, 동조동기는 '.075'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습관성 음주자를 제외할 경우 △스트레스를 풀거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술을 마셨을 때 음주운전을 많이 하고 △반면 따돌림을 모면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는 음주운전을 적게 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박 교수는 "외국의 경우 서로 잔을 권하거나 2차를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따라서 우리나라도 음주운전 피해를 줄이려면 일차적으로 음주문화의 후진성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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