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리 유물 청자류가 더 고고학적 가치

고려 귀족~서민층 생활상 고스란히
깨진 주둥이 독특한 제사의식 반영
2천여년 공동무덤 사용도 주목해야

2010.10.25 18:11:53

청원오창 주성리 유적층은 청자 유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발굴된 청자류는 하나같이 주둥이가 깨진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청원군 오창면 주성리 유적은 이른바 다뉴세문경 외에도 다양하게 발굴된 청자 유물을 크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부장된 청자와 묘제를 수평적으로 해석할 경우, 고려시대 지역 문화상을 복원하는데 적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단법인 중원문화재연구원(조사단장 김용성)은 지난주 오창 제 2산업단지 조성사업부지인 주성리 25번지 일대에서 현장 설명회를 갖고 그 동안의 발굴조사를 공개했다.

청원군 오창면 주성리 유적지

이 자리에서 중원문화재연구원은 토광묘 210기, 회곽묘 16기, 석곽묘 10기, 석실분 1기 등 총 290여기의 무덤 유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기원전 1~2세기의 초기철기시대의 다뉴세문경(일명 잔무늬거울)과 '동사'(銅으로 만든 짧은 창) 그리고 여러 종류의 청자류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본보를 비롯한 지역 신문들은 '명품성'을 선호하는 언론 속성상 다뉴세문경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그것나 이것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발굴된 청자류를 주목·분석할 경우 고려시대 지역 문화상을 보다 깊게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구원측은 이날 고려시대 무덤에서 청자접시, 청자대접, 청자잔, 청자합, 청동합, 청동숟가락, 청동수저 등 나올 수 있는 청자류가 거의 모두 수습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장 설명회에 참석했던 이종민(충북대 고고미술사학) 교수는 "이번에 출토된 청자류를 통해 당시 이 지역의 신분질서, 제사의식, 경제규모 등을 어느 정도 규명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신분질서에 대해 "규모가 큰 무덤에서는 청자대접, 접시, 병 등이, 보다 규모가 작은 무덤에서는 청자가 없는 대신 수저와 젓가락이 세트로 출토됐다"며 "이는 고려시대 청자 사용이 보편화됐으나 서민층은 그 사용이 쉽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특히 병이나 항아리의 출토 상태를 언급, "대부분의 청자류가 주둥아리가 깨진 상태로 발굴됐다"며 "이는 당시 독특한 장례의식으로 보이나, 그것이 지닌 민속학적 메시지는 추후 연구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당시 경제 규모에 대해 "출토된 청자류가 상품에서 하품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며 "이는 일대가 향리~피지배층 등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공동무덤으로 사용된 증거"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밖에 "부장품으로 넣어진 청자류는 주둥이 등이 모두 긁히거나 마모된 모습을 보인다"며 "이는 새 것을 넣은 것이 아닌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집에서 사용하던 것은 껴묻이(부장품)로 매납한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굴된 무덤은 철기초기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 분포하는 등 2천여년 동안 사용된 공동묘지로 볼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연구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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