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원인, 청원 만수리까지 진출

프랑스 고고학자 첨단과학 방법으로 측정
그 결과 '35만년전의 문화층' 연대값 나와
오차 거의 없어, 한국 구석기 기준時 될듯

2010.10.26 19:08:17

북경원인(原人·호모 에렉투스)이 한반도 중부지역까지 진출했음이 내국인이 아닌, 프랑스 고고학자들에 의해 첨단 과학적인 방법으로 규명됐다.

특히 절대 연대값으로 제시된 35만년전은 이른바 '베릴륨-알루미늄 방사성동위원소 측정법'에 의해 산출된 값으로, 한반도 구석기 연대를 측정하는데 기준값(時)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문화원은 오는 29일 오전 문화원이 입주하고 있는 서울 봉래동 우리빌딩 건물에서 '35만년 전, 한국의 첫 사람들'을 주제로 한국-프랑스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프랑스 문화원이 29일 청원 만수리가 주제가 된 '35만년 전, 한국의 첫 사람들'(안내장 상단)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안내장 사진은 발굴 당시의 만수리 모습.

이 자리에는 앙리 드 룸리(프랑스 고인류연구소 이사장) 박사, 안 엘리베뜨 르바따 프랑스 연대측정 전문가, 백기동(한양대) 교수 등이 등단, 지난 2006~2007년 기간 동안 발굴조사된 청원군 강외면 만수리 유적에 대한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발표될 논문을 미리 입수해 살펴 본 결과, 만수리 유적층은 베이징 원인이 살았던 시기의 절대 연대값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교수의 의뢰를 받은 프랑스 고고학팀은 만수리 4지점의 11m 퇴적층 시료 일부를 '베릴륨-알루미늄 방사성동위원소'으로 절대 연대값을 측정했다. 그 결과, 유적의 연대가 최고(最古) 35만년 전에서 25만년 사이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북경원인(30~60만년)이 생존했던 때로, 조사 내용대로라면 호모 에렉투스(직립원인)의 일종인 베이징 원인이 한반도 중부지역인 청원 만수리까지 진출한 것이 되고 있다.

'베릴륨-알루미늄 동위원소 측정법'은 글자 그대로 금속원소인 베릴륨(beryllium)이 알루미늄으로 반감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응용한 방법으로 , 오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고학 연대측정에는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이 방법은 그 특성상 5만년 이전 유적은 측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에 프랑스 고고학자들에 의해 제시된 '청원 만수리=35만년전' 절대연대값은 한반도 구석기 한데유적 연대의 기준값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교수는 룸리박사 등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당시 만수리 사람들은 매우 오랫동안(35만년~3만5천년 사이) 주먹도끼 등 투박한 연모를 사용했고 △그 이유는 한반도가 대륙과 지형적으로 고립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당시 청원 만수리 사람이 슴베 석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한반도 후기구석기인(3만5천년)과 다를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학설상 인류단일지역기원설(일명 아웃오브 아프리카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만수리 또 다른 지역을 조사했던 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이융조)은 지난 2007년 일본 도시샤(同志社)대 마쓰후지 가즈토(松藤和人) 교수의 연구 성과를 빌려 "일대 유적의 연대가 54만∼56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학술대회 통역을 맡을 공수진(연세대 원주박물관) 박사는 "이번에 사용된 시료는 퇴적층 맨 아래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이는 만수리 유적의 연대가 더 내려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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