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한파 타격 컸다

올김장때 동그랗게 속 꽉찬 배추 보기 힘들듯
가로수잎 바삭…단풍 빛바래고 낙엽 우수수

2010.11.02 19:38:56


지난달 27일 불어닥친 한파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했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날의 예기치 않은 강력 한파로 인해 금년 김장 때는 결구배추를 구경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 자료를 살펴 본 결과, 이날 보은지역은 충북도내에서 가장 낮은 영하 5.5도의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제천도 이와 거의 비슷한 영하 5.4도의 최저기온을 나타냈다.

이는 10월말의 도내 내륙산간 지역의 예년(30년 평균) 최저기온값이 영상 2도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기온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날 기온이 단순히 낮은 것이 아닌, 이른바 최저 초상온도(草上溫度)가 보통 때보다 훨씬 낮았다는 점이다. 보은지역의 이날 최저 초상온도는 영하 10.6도, 지중온도는 영상 6.5도(예년 11.6도)를 기록했다.

이중 최저 초상온도는 글자 그대로 '풀잎 표면의 온도'를 일컫는 것으로, 해당온도가 0도 이하로 내려가면 무서리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날 보은지역의 최저 초상온도가 영하 10.6도였다는 점은 단순 비교를 할 경우 서리의 강도가 보통 때보다 10배 이상 강력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이날 단순히 된서리(heavy frost) 현상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수분이 남아있던 이파리에 강력한 결빙현상이 찾아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보은을 비롯한 도내 내륙산간 지역에 이파리 결빙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것은 기온이 급강하 한 가운데 바람이 매우 약하게 불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예기치 않았던 강력 한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풍, 가로수, 김장채소 등을 통해 그 위력을 반증시키고 있다.

예년같으면 지난~이번주가 충북지역의 단풍 절정기이나, 금년은 예기치 않은 한파로 단풍잎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울긋불긋한 산의 자태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 남아 있는 단풍도 그 색깔이 예년만큼 곱지 않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최근의 시외곽 가로수는 비교적 늦은 시기까지 푸르름을 보여줬다. 그러나 금년은 최근 한파로 인해 대부분의 활엽수 나뭇잎이 바삭바삭 '아서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성장기가 조금 더 남아있던 배추나 양배추에 대해서는 "결구현상(고갱이)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주 농수산물시장 한 관계자는 "지난달말은 27일 뿐만 아니라 앞뒤로 사나흘 더 매섭게 추웠다"며 "배추나 양배추는 장기간 냉해를 입으면 성장이 정지되면서 고갱이가 들어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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