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과서 논란, 개편 필요성에는 한목소리

대한상의 경제교육 토론회

2007.03.27 14:27:04

최근 경제 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반된 입장을 가진 경제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인 결과 교과서 개편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반면 개편방향에 대해서는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3월 27일 상의회관 의원회의실에서 개최한 ‘학교 경제교육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종호 서울교대 교수는 “현행 초중고 경제 교과서가 경제개념이나 기본원리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채 ‘...해보자’ 식의 활동중심이어서 ‘...해보자’가 실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교과서가 활용가치가 없게 돼 현행 교과서가 외형만 갖췄다는 비판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7차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가 ‘교과서도 여러가지 자료중의 하나이며 교과서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열린 교과서관’의 입장에서 집필되었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또 우리나라 학생들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9년동안 학교에서 경제원리를 제대로 배울만한 단원은 중학교 3학년 사회 교과서의 시장경제의 이해 한단원 뿐이어서 경제에 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없다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사회과목에도 경제내용은 ‘국민소득과 무역’ 한단원이어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경제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경제 공부는 여기에서 끝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고등학교 ‘경제’교과서도 경제이론에 충실하지 못하고 주변적이고 규범적인 부분에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학생들이 경제개념과 원리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서 내용을 설명중심으로 바꾸는 한편 교육과정 개정에 경제교육학자뿐만 아니라 경제학자와 현장 교사가 고루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실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헌법은 순수 시장경제체제가 아니라 혼합경제체제에 입각한 민주복지공화국을 지향하고 있는데 현행 교과서는 자유방임주의에 가까운 시장경제논리 중심으로 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경제윤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환경문제 등도 중요한 비중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제는 정치, 사회문화, 법 등 사회체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경제교육도 사회체제와 관련지어 종합적으로 가르쳐야 함에도 현행 교과서는 경제적 측면만 따로 떼서 가르치기 때문에 종합적인 사고력을 길러주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교과서에 기업가만 생산의 주체이고 노동자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즉 인적 자본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반노동자적 서술로 가득차 있으므로 앞으로 노동문제도 비중있게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국장은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교육과정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사, 연구기관, 노사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포함되는 사회적 교육과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여기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 구성, 사후 평가까지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의 인사말, 주제발표 및 토론요지는 다음과 같다.

◆ 김상열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인사말) : 국민생활에서 경제가 차지하는 중요성과 글로벌 경제시대를 감안할 때 경제교육은 학생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사회적으로도 중요한 과제임. 선진국들이 경제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중고등학교 수업시간중 경제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1% 내외에 불과하고 수능시험에서도 학생들이 경제를 기피하고 있는 등 경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 권재원 덕수고 교사(발표) : 현행 경제 교과서가 경제주체간 상호협력관계보다는 한쪽만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음. 학교 경제교육이 활성화되려면 경제교과 담당교사에 대한 연수기회를 늘리는 한편 현장체험수업 및 다양한 수업을 위한 교실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함.

◆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토론) : 학생들에게 나라의 돈은 기업에서 나오며 개인의 일자리와 소득도 기업에서 일한 대가이므로 기업이 많아야 국민들이 잘 살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하는데 우리 교과서에는 기업이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어 우려됨. 돈은 반드시 재화, 서비스, 노동 등에 대한 대가라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이 경제교육의 출발이 되어야 함.

◆ 신무선 가락중 교사(토론) : 교과서 구성이 학생들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진 내용과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고 교과서 내용이나 학습시간이 경제개념이나 원리를 터득하는데 턱없이 부족하고 모자라는 실정임.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교사들도 경제과목을 지도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교사들이 교재를 활용하는 방법과 교수법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함.

◆ 정진곤 한양대 교수(토론) : 우리나라 교과서는 미국 등 외국 교과서에 비해 단편적인 개념과 내용이 너무 많아 깊이가 없고 충분한 설명이 부족한 단점이 있음.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기업인, 학부형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교육과정 편성, 교과서 제작 등에도 참여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를 비롯해 대기업들도 경제교육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음.

◆ 천희완 전국사회교사모임 부회장(토론) : 현재 경제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교경제교육의 영향력은 적은 반면 대중매체를 비롯한 사회의 물신(物神)주의 중심의 경제교육이 범람하고 있는 것임. 정직하고 신용있는 경제거래, 산업활동에서의 상호협력, 복지사회 추구, 환경오염 극복 등에 기여하는 경제교육이 되어야 함. 또 학생들에게 경제적인 면에 한정된 시야가 아니라 정치와 사회를 연결하여 경제현상을 보는 통합적인 시각을 갖도록 해야 하며, 정치경제적 안목으로 경제활동을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교육이 이루어져야 함.

◆ 최선규 초등경제연구소장(토론) : 초등학교 경제교육은 ‘경제용어’ 교육이 아닌 ‘경제 마인드’ 즉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게 해야 함. 그러나 현재 초등학교의 경우 경제내용이 사회과, 실과, 도덕과 등에 산재해 있어 체계적인 경제 마인드를 배울 기회가 없음. 또한 경제를 전공한 교사가 전무하며 교육대학을 졸업한 이후 경제연수를 받은 적도 거의 없어 경제수업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임. 초등학생들은 백지와 같으므로 대기업이나 성공한 중소기업 방문 등 현장체험 학습을 통해 꿈을 키우게 하는 것이 중요함.

<토론회 개요>
□ 일 시 : 3/27(화) 14:00~16:30
□ 장 소 : 의원회의실(남대문 상의회관 지하2층)
□ 주 제 : 경제교육의 현실과 과제
□ 사회자 : 김진영 강원대 사회교육과 교수
□ 발표자
- 제1주제 : 학교 경제교육 현황과 개선과제(권재원 덕수고등학교 교사)
- 제2주제 : 경제교과서 실태와 개선방향(김종호 서울교대 교수)
□ 토론자 (가나다순)
-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
- 신무선 가락중학교 교사
-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실 사무국장
- 정진곤 한양대 교수
- 천희완 전국사회교사모임 부회장
- 최선규 초등경제교육연구소 소장
□ 참석자 : 초중등 교사, 경제교육 관련기관 등 100여명
□ 진행순서
- 14:00 개 회(사회자)
- 14:00~14:10 인사말(김상열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 14:10~14:40 제1주제 발표
- 14:40~15:10 제2주제 발표
- 15:10~16:20 패널토론
- 16:20~16:30 질의ㆍ응답
- 16:30~12:00 폐 회


대한상공회의소 소개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적, 세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유일의 종합경제단체로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리 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출처:뉴스와이어(www.newswi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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