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국은 일본의 로비가 있기 전까지 독도가 한국영토(붉은 원)임을 분명히 했다.
일본은 한 때 울릉도 옆에 있는 죽도가 독도라는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호사카 유지(세종대·정치학 박사) 교수의 충북대 특강만으로 독도와 관련된 그의 주장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저녁식사 자리에 동석, 궁금한 내용과 독도에 얽힌 이면의 얘기를 들어봤다.그는 한일간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도 주저없이 말했다.
그는 "일본 본토로부터 협박성 메일을 많이 받지만 중요한 것은 역사적 진실"이라고 밝혔다.
- 일본이 자국 내에서 독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역사적으로 언제부터인가.
"1905년이 무슨 해인가. 바로 대한제국을 사실상 일본의 속국으로 만든 을사늑약이 있었던 해이다. 그해 2월 일본 제국주의는 독도를 다케시마로 바꿔 슬그머니 시네마현에 편입했다. 그러나 일본은 19세기까지만 해도 역사적으로 한번도 독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다."
- 조금전 특강 때 일본이 1894년에 발행한 '朝鮮國全圖'를 언급했다. 여기에도 독도가 한국땅으로 명기돼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일본 국회도서관이 이것을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朝鮮國全圖는 분명히 일본에게 불리한 사료이다. 그러다보니 이를 감추고 내놓지 않고 있다. 열람신청을 하면 마이크로필름 작업을 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 '영원히 작업중'이라고 말할 것이다. 마이크로필름이 흑백으로만 촬영되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한일 양국이 '독도'와 '다케시마' 표기를 놓고 외교전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세계 지도에는 어느 표기가 더 많은가.
"세계지도의 80%는 '다케시마'만을 단독으로, 19%는 '독도'와 '다케시마'를 병기, 나머지 1%만이 '독도'를 단독 표기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에는 독도만을 평생 연구하는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계약직으로, 그것도 1년마다 신분을 갱신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부터 차이가 나고 있다."
- 앞서 국제법상으로도 독도는 한국땅이 맞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본은 독도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
"일본은 이미 대한제국 강점 전 해양측량을 통해 독도 주변에 광물이 많이 매장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 외에 북방 4개섬,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에 대한 영토 소유권을 계속 주장하기 위해서도 독도를 버릴 수 없다. 독도에서 밀리면 다른 곳에서도 밀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시네마현 정치 지도자들은 분명히 표를 의식하는 면도 있다. 그곳에는 어민들의 표가 무척 많다."
- 그러나 일본이 러시아나 중국에 대하는 것을 보면 한국과는 다른 면이 읽혀진다. 혹시 한국을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닌가.
"그런 면이 있다. 일본이 무사의 나라였기 때문에 예로부터 '이지메 근성'을 지니고 있었다. 힘이 강한 자에게는 고개를 숙이고, 나보다 힘이 약한 사람은 괴롭히는 심리다."
- 특강 시간에 미국이 한반도 공산화를 우려해 일본을 편들었다고 말했다. 언뜻 와닿지 않는 면도 있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은 중국과도 대결하고 있었다. 미국은 일진일퇴의 공방이 거듭되면서 한반도가 공산화될 수 있다는 일말의 불안감을 가졌을 것이다. 당연히 서태평양 방어선을 생각했다. 이때 일본은 미국의 완전한 영향력 아래 있었고, 이 경우 독도가 일본영토가 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서태평양 최종 방어선이 일본 본토에서 독도로 한층 서진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러스크 서한 같은 해프닝은 그래서 나왔다."
- 몇해전에 JP(김종필 전 총재)가 '독도를 폭파해 버리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실제 일본 방문중의 JP가 그런 말을 한 것이 사실인가.
"적어도 일본 외무성 외교문서만 보면 그렇지 않다. 당시 일본 외국성 국장은 이세키라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독도는 양국에게 모두 가치가 없는데 외교문제가 돼 골치가 아프다. 그거 폭파해 버립시다'라고 먼저 운을 뗀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JP가 '그게 좋겠다'라고 맞장구 정도의 말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리 심각했던 대화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때마다 한국내에서는 '군대를 파견해야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고려해 볼 사항인가.
"군대를 보내면 절대 안 된다. 그 즉시 독도는 분쟁지역이 되면서 법리다툼 단계로 들어갈 것이 뻔하다. 그러나 한국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 그리고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분쟁지역을 스스로 만드는 것은 일본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 된다."
- 일부에서는 독도에 각종 시설물을 설치해 영토권을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되나.
"시설 보강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독도의 지질환경을 생각해야 된다. 현재 독도 2개의 섬 중 동도는 분화구가 해수면에 닿아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침식도 느리지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독도가 언제인가는 없어질 섬이고, 또 지반이 약한 섬인 것을 말하고 있다. 독도에 무게가 나가는 시설을 계속 설치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 일본 본토인들로부터 협박성 메일을 자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겁나지 않나.
"보기보다 상당히 많이 받는다.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사의 진실이다. 일본은 억지를 부리고 있고,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다."
- 독도와 관련해 한국은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나.
"한국인은 독도 얘기만 나오면 금방 흥분한다. 역사의 피해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에는 '흥분하는 사람은 다루기 쉽다'라는 말이 있다. 때문에 일본은 조용하면서 수면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독도와 관련해 미국을 일본의 편에서 분리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