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개방직으로”… 논란

박종환 충북청장, 인수위 홈페이지에 제언

2008.01.02 23:12:45

박청장이 인수위 홈페이지에 올린 글.

박종환(53)충북지방경찰청장이 새해 첫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린 제언 글을 놓고 경찰안팎에서 그 의도에 대한 진의(眞意)논란이 일고 있다.

박 청장은 지난 1일 인수위 ‘국민성공 정책제안’코너에 올린 ‘경찰의 몇 가지 현안과 해결방안에 대한 제언’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경찰청장 직위의 개방, 공권력의 확립의 필요성, 내근부서 인력현장 재배치, 수사권 조정 등 크게 4가지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박 청장은 이 글에서 “경찰 지휘부의 부단하고 다양한 노력에도 일부 기강 문란이 터져 나오는 것은 경찰 스스로의 혁신이 그 한계가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라며 “경찰의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법령 개정을 통해 경찰청장 직위를 전면 개방하고 직급도 장관급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경의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선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거론되는 ‘국가적, 구조적, 소모적 갈등현안’이기 때문에 시기상조론 등으로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시급한 문제”라며 “인수위원회는 국리민복을 위한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어떤 제도가 국민에게 바람직한 지, 영장청구권을 포함한 형사사법 구조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주장했다.

이 글을 두고 경찰주변에선 현 정권 들어 승승장구해온 그가 또 다른 줄타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시기적으로 미묘한 시점에서 이와 같은 글을 굳이 인수위 홈페이지에 올릴 필요성이 있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일반인도 아닌 지방청장으로 자신의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텐데 굳이 지금시점에서 그동안 언급됐던 일반적인 내용을 인수위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돌출행동”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물론 국민을 위해 언젠간 꼭 이뤄져야 할 사안으로 현직 지휘관이 고심 끝에 내린 용기 있는 개혁적 행보라는 의견도 맞서있다.

이 글에 100여개의 댓글이 달릴 만큼 네티즌들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 경찰간부는 댓글에서 “일선 지휘관을 역임하면서 몸소 체험하고 현장에서 느낀 내용들로 새 정부에서도 심도 있게 논의가 돼야하며 치안정책에 있어 내용 대부분이 수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직 지휘관의 용기 있는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박 청장을 독려했다.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경위로 임용된 박 청장은 참여정부 이후 경무관으로 승진해 본청 감사관, 제주경찰청장을 거친 후 다시 치안감으로 승진, 지난 2006년 충북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오랜 친구사이인 박 청장은 현 권력실세 몇몇과도 친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재남 기자 progress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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