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300만 원의 공천심사비와 특별당비는 물론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치러질 경선 비용까지 본인이 부담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가 인적쇄신과 젊은 피 수혈 등을 통한 변화된 정치를 지향하고 있지만 정치신인들은 정작 돈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예비후보(청주)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현주소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A후보는 10일 현재까지 지출한 비용은 예비후보 사무실 운영비와 명함·현수막 제작비를 포함해 1천여만 원이 지출했다.
예비후보 등록비 300만 원과 공천서류 심사비 100만 원, 6개월 치 당비까지 포함하면 2천만 원이 훌쩍 넘어선다. 공개할 수 없는 것까지 합산하면 만만치 않은 선거자금이 소요된다.
새누리당이 공고한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후보자 추천신청 공지내역을 보면 공천심사료 명목으로 100만원을 내도록 돼 있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후보자 등록 신청비가 300만원에 이른다. 납부 후 반환 불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은 당명이 새누리당으로 바꾸면서 현수막·명함도 새로 제작해야 한다. 여당 후보끼리 당내 경선을 할 경우 경선 비용도 나눠 내야 한다.
정치신인뿐 아니라 대다수 예비후보들은 경선 때문에 고민이 많다. 예전과 달리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경선이 예정된 탓이다. 같은 지역구의 예비후보와 경선할 경우 여론조사 비용과 경선장 임대를 비롯해 추가 비용이 상당히 들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청주 상당구 등 일부 지역구를 제외하면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도 공천신청자 마감 결과, 청주 흥덕갑과 충주, 제천·단양 지역에 각 2명의 예비후보가 신청, 경선이 예상되고 있다.
12일 현재 충북지역의 예비후보 38명 가운데 20·30대는 단 한명도 없다. 40대 초반도 4명에 그치고 있다. 이는 선거비용 확보의 어려움이 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젊고 창의적인 인재'나 '열정을 가진 감동인물'의 정치 진입이 돈에 가로 막힌 셈이다.
한 예비후보는 "확보된 자금을 대부분 썼다. 앞으로는 빚을 내야 할 판"이라며 "정치인의 꿈이 돈에 발목 잡혀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하소연했다.
정당의 한 관계자는 "여야 모두 경선지역이 늘면서 정치신인을 포함한 모든 후보의 선거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돈 안 드는 선거를 위한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 장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