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산공개 '허점 투성'

도내 자치단체장 존·비속 재산고지 거부
'양날의 칼'논란…허위신고 처벌 솜방망이

2012.03.25 19:19:25

공직자 재산공개 시행에 따른 반응이 냉담하다.

재산 허위 신고자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인데다 따로 가정을 꾸리고 있다는 이유로 부모 와 자식의 재산 공개를 합법적으로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개인적인 정보와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며 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여전하다. 공직자들의 부정부패가 오히려 지능화하는 만큼 재산 신고의 영역을 더욱 넓히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공직자 재산공개의 취지가 퇴색된 채 '양날의 칼'논란에 휩싸여 있는 분위기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2년도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25일 확인한 결과, 충북도내 일부 자치단체장도 존·비속 재산 고지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명현 제천시장의 장남과 손자는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종윤 청원군수의 장남과 차남, 손자도 재산신고를 거부했다.

정상혁 보은군수의 장남과 손자 역시 재산신고를 거부했으며, 유영훈 진천군수의 장남과 손자도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김동성 단양군수의 장녀 또한 재산신고를 거부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 1천844명 중 26.6%인 490명이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산고지 거부는 '존·비속의 1천만원 미만 재산은 신고 대상이 아니다'는 규정과 '독립 생계'라는 이유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재산 허위 신고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여전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재산 공개자 2천248명 가운데 재산 등록에 문제가 있는 공직자 371명을 적발했다. 하지만 해당 기관에 징계를 요구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행안부는 14명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했고 55명에게는 경고 및 시정 조치, 302명에게는 보완 조치를 각각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재산을 공개하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사회적 책무가 크기 때문이다"면서 "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는 행위는 그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직계 존·비속 재산을 공개하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가 존속보다는 비속 중심으로 이뤄지고,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숨길 우려도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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