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 독극물 파문…농촌 주민들 '불안'

충북도내 간이상수도 2천여곳 안전 무방비
보안도 허술…충북도, 관리실태 조사

2012.04.24 19:50:45

충남 홍성에서 소규모 상수도 독극물 투입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역 농촌마을 주민들이 충격 속에 떨고 있다.

충북지역 소규모 마을 상수도 상당수가 충남 홍성 사건처럼 독극물 테러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때를 같이해 도내 농촌마을 소규모 상수도에 대한 관리실태 조사와 함께 안전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북도가 24일 밝힌 '소규모 상수도시설 현황'에 따르면 도내에는 지난해 12월말 현재 마을상수도 614곳과 소규모 급수시설 1천377곳 등 모두 1천991곳이 산재해 있다.

시·군별로는 청원군이 369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주시 261곳, 단양군 205곳, 보은군 201곳, 괴산군 198곳, 영동군 188곳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제천시 167곳, 음성군 138곳, 옥천군 135곳, 진천군 103곳, 청주시 20곳, 증평군 6곳 등이 뒤따랐다.

그러나 대다수 지자체들은 농촌지역에 설치된 간이상수도를 공무원 1~2명이 담당하고 있는 처지다. 예산 때문에 간이상수도 주변에는 CC-TV와 보안등조차 없다.

그나마 위탁관리를 맡은 업체 직원이 한 달에 1~2회 점검할 때를 빼면 방문자는 없어 안전 무방비상태 그 자체다.

보안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물탱크에 자물쇠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맘만 먹으면 1분도 안 돼 제거할 수 있을 만큼 취약한 실정이다.

일부 농촌지역 간이상수도의 경우 주변에 산업시설, 축산시설의 입지, 농약과 비료사용 등으로 수질오염 가능성이 커졌는데도 시설개량이나 관리가 부실,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 맑은 물 공급 정책으로 수질과 상수도 보급률은 날로 향상되고 있지만 수질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채 간이상수도에만 의존하고 있는 도내 일부 농촌과 시 외곽지역 주민들이 먹는 물에서부터 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오지마을 주민 손모(70·영동군 상촌면)씨는 "충남 홍성에서 소규모 상수도 독극물 투입사건이 발생한 뒤 지역 농촌마을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확산되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전 대책이 조속히 나오기를 주민들은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 "관내 간이상수도 1백50곳을 혼자 담당하고 있다"면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장위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간이상수도와 관련된 시설투자에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물탱크를 주민들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충북도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도와 일선 시군이 간이상수도 관리실태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실태조사를 토대로 주어진 범위 내에서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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