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대통령 특별전' 여론 뭇매

청남대 행사 졸속 추진
페이스북 통해 평가교차

2012.07.24 20:31:47

24일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에서 열린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만나다’ 주간 행사에서 이시종 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충북도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서다. 여론의 뭇매는 도가 마련한 '대통령 특별전' 행사가 졸속 추진됐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도는 역대 대통령의 업적과 생애를 추억하는 관광프로그램 성격의 특별전 행사를 진행 중에 있다.

대통령 특별전 행사가 시작되는 날은 역대 대통령의 생일, 취임일, 서거일 등을 기준으로 정하기로 했다. 첫 대상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 행사기간은 24일부터 29일까지다.

이번 특별전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법주사 일대 시찰 사진 등 64점과 도서 30점을 비롯해 1950년대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대한뉘우스'와 자유부인 등 영화 6편을 매일 2편식 나누어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상영한다.

체험행사로는 이승만 대통령이 즐겨 쓰던 '남북통일' 등 휘호쓰기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이승만 대통령 어록 고무인 찍기 행사, 부채에 태극기 및 무궁화 그리기, 청남대 관람 소감문 쓰기 행사가 펼쳐진다.

하지만 한쪽에서의 반응은 '평가절하와 냉담' 그 자체다.

L모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심한 충북도! 지난주 16일 10여명을 불러놓고 '역대 대통령 주간 설정 운영방안 토론회'를 개최하더니 뚝딱 8일 만에 이승만 대통령의 취임일이라고 오늘 개막식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저는 토론회에서 역대 대통령 주간 설정 사업을 적극 반대했고, 참석자들의 상당수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과 함께 굳이 하려거든 대선이 끝나고 내년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마이동풍이네요"라며 꼬집었다.

O모씨는 "충북도와 청남대 참 너무하네요. 소통의 시대에 불통으로 사는 누구 씨와 비슷한 데요"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승만 대통령 특별전을 한다는 것 자체도 반대하지만 그 준비과정을 주최측과 관련기관, 도민들과 얼마나 공유했느냐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고 덧붙였다.

S모씨는 "그리 스토리텔링이 없나요. 청남대가 들어 서기전 그 마을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한데 말입니다"라고 쓴소리를 냈다. B씨는 "저런 식으로 하니 청남대 활성화가 공염불이지요"라고 댓글을 올렸다.

반면 J모씨는 "(대통령 특별전) 행사 자체를 한다고 해서 충북도가 수준이 낮다고 이야기되는 부분은 어불성설이다. 대통령 특별전을 청남대에서 개최한다는 것 자체의 취지가 이승만의 파행을 미화시키거나 곡해된 근대사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오도된 지식과 비전을 제시케 된다면 그것은 주최측에 대해 비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 행사 진행에 앞서 '보수'와 '진보'를 자처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특정 대통령들에 대한 호불호(好不好)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출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도는 이승만 대통령 특별전을 평가한 뒤 오는 8월과 12월 취임시기에 맞춰 윤보선, 최규하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주간행사도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논란이 되거나 정치적으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나머지 대통령에 대한 일정은 내년부터 잡기로 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개인별 공과(功過)를 두고 국민들의 인식 차이가 크고 현재의 정치상황과 민감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시종 지사는 최근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이번 행사가 순수한 관광프로그램 취지를 벗어난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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