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금융시스템부터 고쳐라

2014.04.17 14:33:07

금융업계의 비리와 사고에 국민은 절망하고 있다.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인 정보 유출 방지 대책을 발표해도 소용없다. 금감원장이 은행장들을 불러 금융사고에 대한 엄벌 방침을 밝혔는데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사고와 비리는 연초부터 은행,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 시스템 전반에서 터져 나왔다. 금융 시스템이 '총체적 부실'에 빠져 있음을 확인해 줬다.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국민, 롯데, 농협 카드 등에서 거의 전 국민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일부에서는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

국민은행 직원은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은행 돈을 횡령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위법적인 방법으로 저축은행에 투자했다가 경영진이 징계를 받았다. 국민, 우리, 기업은행 도쿄지점 등에서 일어난 부당대출 사건은 특별히 심각하다. 금융회사 경영진뿐만 아니라 금융당국 관계자들에게도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금융사고는 금융회사 혼자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 금융회사의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은 물론, 감독 당국의 느슨한 감시 시스템, 솜방망이 처벌에도 원인이 있다. 최근 금융 사고를 보면 금감원 직원들이 연루된 경우가 많았다. 금감원 직원들이 금융회사의 감사나 사외이사로 가는 것도 문제다. 금감원장은 호통치기에 앞서 스스로 잘못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금융회사는 효율적으로 자원을 분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합리적으로 자원이 분배될 수 있도록 해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피나는 노력으로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이자와 수수료 수익 중심의 땅 짚고 헤엄치기 영업으로 쉽게 돈을 벌고 있다. 고액 연봉으로 내부 잔치를 벌이는 경향이 있다. 대형 사고가 터질 때까지 내부에서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고도 반성하지 않았다. 재무부와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지주회사 회장이나 감사, 사외이사를 맡아 비리를 무마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병든 시스템으로는 경제혁신이 불가능하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포함해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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