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주의하세요

2014.04.21 17:27:26

충북에서는 최근 100억대 투자·전세금 사기로 많은 서민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전세금 사기는 지난 11일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피해자들은 20∼30대 기업체 직원부터 주부, 공무원 등 이른바 '생계형' 서민들이 다수였다.

생계형 시민들은 말도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는 중이다. 당하는 서민들은 늘 이렇다. 감언이설로 사람의 마음을 현혹하고 그 달콤한 속에 배신이라는 칼날을 확인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당하는 것이다. 정말 속이려드는 사람에게는 도저히 당할 수 없는 이치와도 같은 것이다.

세월호 실종자 중 대부분이 10대 학생들로 이들을 사지로 밀어 넣은 '움직이지 말고 자리를 지켜 달라'는 안내 방송은 고귀한 목숨을 저버렸다. 이들로부터 들은 잘못된 정보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신의 목숨을 내주고 말았다.

생계형 서민들도 마찬가지이다. 작정하고 생계형 서민들을 목표로 속이려들었던 교묘하고 치밀한 사기수법에 당하고 만 것이다.

이들의 범행수법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철저했다.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범행을 모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서민들이 이를 눈치 채고,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 것이다. 불가항력에 가까웠을 것이다.

두 얼굴의 사기꾼들 중에는 피해 세입자들 사이에서 '친절한 모씨'로 통하는 이가 있었다.

친절한 모씨는 세입자들을 가족처럼 대했다. 세입자들의 애경사는 물론이고 길에서 우연이라도 마주치면 따뜻한 커피를 사주는 등 살뜰하게 챙겼다. 생계형 서민들에게 친절한 모씨는 부동산중개보조원이 아니었다.

가족과도 같았다. 가족같이 생각했던 이가 품고 있던 악마적 기질을 파악할 수 없었다.

친절한 모씨가 피해자들에게 신뢰는 쌓는 동안 피해자와 피해 액수는 점점 불어갔다.

처음 수십 명에 수억원 정도였던 것이 200여명에 수십억, 수백억원으로 커졌다.

전세금 피해자들은 다세대주택이 경매로 넘어갔을 경우를 대비해 확정일자도 꼼꼼히 확인했다. 또 건물에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지만, 매매가보다 훨씬 작은 금액이었기 때문에 큰 의심 없이 계약을 했다. 지킬 것 다 지키고 있다가 감언이설에 속아 풀어준 것이 화근이 됐다. 사기의 공통점은 환심을 산 뒤, 의심을 아예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슬픔에 잠겨 있다. 이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세월호 증후군'에 시달리며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 국가적인 위기지만 냉정을 잃지 말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 냉정의 중심에는 대한민국에는 더 많은 위기와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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