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환경개선이 새로운 대안이다

2014.05.15 20:26:03

류광현

충주경찰서 금가파출소 경사

경남 진주외국어고에서 학교폭력으로 2주 만에 학생 2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며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다시 사회적 관심사가 되었다.

경찰은 작년 한해 동안 학교폭력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학교전담경찰관을 증원, 폭력써클 단속 등 강도 높은 정책을 추진하여 객관적인 지표상 당초 설정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며 자축하였으나 2년차에 접어들면서 이런 사건이 발생하여 더욱 허탈해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체 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피해학생에 대한 선도·보호활동 등 전통적인 경찰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우리에게 범죄예방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범죄예방 환경개선(일명, 셉티드)는 미국의 westinghouse프로젝트 등 주요 선진국 및 국내 부천시 구도심 서민주거지역정비 사례에서 범죄예방에 우수한 효과를 입증하였다.

3년전 김길태가 공·폐가를 이용하여 여중생을 납치·성폭행한 뒤 사체를 유기하고 한달간 공·폐가를 돌며 경찰력을 따돌려 전국민을 경악해 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시 전국적으로 공·폐가를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을 들끓게 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되었다.

농어촌지역의 청소년 탈선 등 범죄유발행위와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되는 환경요인 또한 공·폐가이다. 관리되지 않는 학교주변 공·폐가는 학교폭력 및 청소년 탈선을 저지르라고 부추기는 것과 같다.

최근 한 학부모가 학교폭력의 새로운 장소로 공·폐가가 이용되고 있다며 범죄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관리 및 지속적인 관심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미 환경개선으로 범죄예방을 해야한다는 인식에 공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충주경찰서 금가파출소는 범죄예방 환경개선 관점에서 학교주변 공·폐가에 대한 방범진단을 실시하여 가장 범죄에 취약하다가 판단된 중원중학교주변 공·폐가 5채를 1차 정비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어 관할 지자체, 학교가 참여하는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하여 공·폐가의 소유주 농어촌공사에 철거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초기 공·폐가 철거 예산 확보 및 건설폐기물처리 관련법으로 인해 어려움에 봉착하였으나 학교폭력 예방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 하루 라도 빨리 정비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였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조속히 예산을 확보하여 철거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은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하여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환경개선에는 예산이 수반된다. 그러나 예산유무를 떠나 학교주변 환경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 할 때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인 것 같다.

관할 지자체, 경찰, 교육청 및 지역사회 모두가 자발적으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주변 환경이 범죄예방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아이들의 안전이 도모되는지 따뜻한 관심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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