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경제소비까지 준다

2014.04.23 11:02:59

세월호 침몰과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총체적 부실이 사회 각 분야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생산과 소비 등 민간 경제 활동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어 문제다.

세월호 침몰로 대한민국이 멈춘 것 같다. 외식이나 쇼핑, 여행, 극장 관람은 물론 음악을 듣는 것조차 줄고 있다. 춘계 등산 대회나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다. 사회 전체의 무기력증을 확산시켜 경기침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마저 우려되고 있다.

우선 경제 소비가 크게 줄고 있다. 국민들의 대외활동 자체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위로하려는 자숙의 분위기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력과 무기력이 사회 곳곳의 활동 의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

주말 나들이도 크게 줄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나들이객은 11만여명이다. 전 주에 비해 37% 가량 감소한 수치다. 롯데월드와 과천 서울대공원을 찾은 방문객도 각각 10%와 14.6% 이상 감소했다.

식당과 주점의 매출도 크게 줄고 있다. 청주의 대표적인 먹자골목인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충북대 중문거리와 봉명동 식당·주점엔 요즘 손님들이 없어 썰렁하다. 고성을 주고받는 취객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 평소 차량으로 가득 찬 도로와 이면도로 역시 한산하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애도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마트 청주점의 경우 사고 직후 주말인 지난 18~19일 삼겹살, 컵라면, 야외용품 등 나들이 용품 매출이 이달 첫째주말인 지난 4~6일 대비 6~21%가량 줄었다. 야외용품은 21.8% 역신장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행락철 대표 식재료인 삼겹살은 12.1%, 컵라면은 6.1% 하락했다.

청주시내 백화점과 아울렛 등은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광고나 홍보 등 마케팅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그 바람에 지난 4일부터 봄 정기세일을 시작한 현대백화점 충청점의 경우 지난 18~20일 매출과 백화점을 찾은 소비자가 전주인 11~13일에 비해 10~15%가량 감소했다. 롯데아울렛 청주점도 사고 전 주말과 사고 직후 주말의 매출액이 10%가량 차이를 보였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회 곳곳의 무기력은 각종 대외 활동을 위축시켜 경기를 침체시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내수 침체에 빠져 서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상황은 당장 경기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남아 있는 피해복구 과정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민들도 현 시점에서 더욱 뭉치고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들의 마음이 긍정적이 돼야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