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공천 역시 말의 성찬으로 끝나

2014.05.07 14:00:08

새정치에 이어 여야의 개혁공천도 실종됐다. '무늬만 상향식' 공천이 됐다. 새누리당엔 국회의원 개입설이 파다하다. 곳곳서 잡음이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마찬가지다.

충북 사정도 다르지 않다. 새정연의 경우 현역 도의원 16명이 공천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여성은 전멸했다. 새누리당은 통합청주시장 후보 경선을 놓고 법정싸움까지 하고 있다. 구태정치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새정치에 이어 개혁공천도 헛말이 됐다.

양 당은 기초단체장·기초의원 무공천 철회 후 상향식 또는 개혁공천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말의 성찬'으로 끝나가고 있다. 개혁공천은 세월호 참사로 시름에 잠긴 국민들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과거와 달라진 점이 전혀 없다. 이런 행태로 어떻게 정치를 개혁하고 민생을 우선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양 당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를 실현을 궁극의 목표로 삼았다. 새정연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통합하면서까지 새정치 실천 의지를 불태웠다. 새누리당도 나름의 정치개혁을 천명했다. 그러나 약속은 금방 실종됐다. 상향식 공천이나 개혁공천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는 두 말할 것도 없이 당 공천 기준으로, 다선이란 기득권을 완전히 내려놓고, 국민이 보기에 깨끗한 후보, 능력이 검증된 후보, 지역을 위해 중앙정치눈치 보지 않고 헌신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맞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야 정치권은 기득권을 내려놓지도 않았다. 개혁공천도 그저 이론에 불과하다는 것만을 증명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 각 지역에서 공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상 최악의 공천후유증마저 우려하고 있다. 정치개혁은 뒷걸음치고 구태정치는 계속되고 있다. 여야는 늘 그랬던 것처럼 대충 얼버무리려고 하고 있다. 결국 양 당이 당초 약속했던 기초선거정당공천제 폐지가 정답이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재증명한 셈이다.

우리는 상향식 공천을 좋은 공천 방식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자칫 금권타락 선거를 부채질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과 토호세력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의 정계진출을 차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약속한 경선 룰을 바꾸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에 한해 당초 약속했던 경선 룰을 그대로 적용하고 다음 선거 때부터는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기초선거 공천권을 국민에게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 그래야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화하는 폐단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나아가 지방자치도 살고 중앙정치도 살 수 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거짓 약속을 밥 먹듯 하는 행태가 계속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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