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불복은 신뢰 상실로 직결된다

2014.05.08 18:04:43

정치의 기본은 신뢰다. 교육의 기본 역시 신뢰다. 신뢰 없이는 모든 일을 이루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 중요한 신뢰가 충북 사회에서 무너지고 있다.

6·4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각 정당마다 공천 작업을 마무리하거나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천 경쟁에 참여했던 후보들의 불복 움직임 때문이다. 통합청주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어떤 후보는 공천 후보로 확정된 특정 후보를 고발했다.

충북도교육감 보수진영 후보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의 난투극은 더 심하다. 일부 후보들은 여론조사 결과 등을 놓고 수사의뢰하거나 검찰에 진정하고 있다. 가장 깨끗하고 모범적인 선거로 치러져야 하는 교육감 선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불복은 이유를 불문하고 신뢰 상실과 직결된다. 아무리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여도 주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약속 파기라는 원죄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약속과 신뢰의 상관관계를 적절하게 설명하는 대목이다.

선거전은 갈수록 심해질 것 같다. 이번 6·4지방선거 공천자 확정 과정에서 신뢰를 무한 담보할 정당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더 자유롭지 못해 보인다. 그 덕에 유권자들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는 기회가 됐다. 기성정치인이나 정치신인 모두 가릴 것 없이 너도나도 이번 지방선거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충북지역에서도 군의과 시의원, 도의원, 시장, 도지사의 꿈을 품은 각계 인사들이 연이어 출마를 선언했다.

유권자들은 '과연 누가 공천을 받게 될까'라는 기대감과 함께 새롭게 적용된 상향식공천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공천 결과에 불복하거나 불공정성을 지적한 후보들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후보와 후보, 후보와 정당 간의 신뢰를 스스로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아주 이기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는 항상 우리 현실 곁에 있다.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면 어김없이 거론되는 게 지방정치다. 한 마디로 현실 정치를 대변하는 대의기관이다. 대문 앞에서, 거리에서, 음식점에서 가족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정치인도 지방자치단체장이고 지방의회의원이다.

우리는 정치인의 경우 방향성과 함께 지조와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지방정치인들은 지금의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 5월 가정의 달에 자라나는 아이들과 가족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약속을 번복하고 사회의 신뢰를 무너트린 까닭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설명할 수 없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상호신뢰가 깨진 정치는 죽은 정치다. 공당은 엄정한 선거관리를, 정치인은 결과에 승복해야 신뢰가 쌓인다. 물론 잘 뽑는 일은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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