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발전, 안전과 행복

2014.05.12 15:05:20

백경미

충북여성발전센터 연구개발팀장

좀 이상해졌다. 좀처럼 눈물을 흘리지 않는 편이었는데 뉴스를 보다가 아니 사소한 일상에서도 눈물이 '뚝' 떨어질만큼 심신이 약해졌다. 이렇게 좋은 날에 푸른 하늘을 보면 더 가슴이 아린다. 행복하지 않다. 평소 봉사나 희생정신과 거리가 멀게 살아온 필자도 이럴진데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지금 비슷한 경험일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시 유수의 기업들, 은행까지 하루아침에 부도를 맞고 많은 가장들이 직업을 잃었다. 그 때 우리 국민들은 6·25 전쟁이후 최대의 국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지만 위기의 나라를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장롱 속 금붙이를 내놓으면서 긍정적으로 국난을 극복했다. 조심스럽지만 필자는 우리나라가 그 때만큼 국가적으로 매우 어려운 난국을 맞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때는 국민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믿음을 가지고 난국을 이겨냈지만 지금 국민들은 긍정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국가에 대한 믿음이 약해져있다.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재까지 털었던 바로 그 국민들이 말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성장과정을 되짚어본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배웠다. 대한민국은 기적이라고 부를 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전후 1인당 국민소득이 불과 67달러에 머물렀던 우리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2002년에는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루는 한편 1996년에는 OECD 가입으로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 다가갔으며 나아가 2008년 세계적 금융 위기시 G20 회원국 중 위기해결 회원국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세계적인 위상도 급격히 높아졌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에서 국민의 삶은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았다. 1994년 성수대교, 1995년 삼풍백화점, 2003년 대구 지하철,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대형참사를 겪어 냈다. 성장의 이면 그 많은 대형사고를 겪어 내면서 정부와 기업은 국민 안전을 위해 얼마나 거듭나고 달라졌는가? 우리는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의 안전을 위한 관리, 감독 시스템은 어떠하고 유사시의 대비체계는 어떠한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성장은 효율성을 강조한다. 비용대비 생산성이 기업의 논리이다. 하지만 기업은 안전 매뉴얼에 맞게 생산 및 서비스 활동을 하여야 하며, 정부와 관련 기관은 이를 적절히 지켰는지 관리, 감독을 해야한다. 기업과 정부는 규정되어진대로 안전에 대한 확인절차와 교육, 훈련이 있어야하는데 이를 효율적이지 않다는, 여지껏 문제없었다는 타성에 젖어 소홀히 해 온 것은 아닌지. 아직도 우리사회에 정경유착이 만연하지는 않는지 이번 참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며 책임질 자가 있다면 책임을 지워 앞으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성장을 위한 안전의 위협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이제 성장 보다는 성숙에 포커스를 두어야 할 때다.

우리는 이제 성장과 발전을 넘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한다. 기업은 안전에 관한한 생산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계약직을 줄이고 근로 규정을 준수하며 정부나 관련 협회나 기관도 안전에 대한 예산을 늘려 개개 기업들의 안전 관리감독을 투명하게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알도록 사회적 통념으로 정착 시키는 것이야말로 지금의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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