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아름다운 향기

2014.05.25 17:40:36

허원욱

청주시통합실무준비단장

인간이 학문을 연구한 기원은 지금부터 3천 년 전 고대 그리스로마시대에 철학이 발달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 수많은 학자와 학도들이 학문연진의 기쁨과 지혜의 첨밀을 느끼며 학문연구에 정진해 왔지만 학문의 끝을 보았다는 사람은 없다. 학문의 바다에는 실로 끝이 없는 것이다.

중세 중국의 당송팔대가 중의 한사람으로 잘 알려진 구양수의 답사행(踏莎行)이라는 시에 보면 '청산 다한 곳이 벌판인데(平蕪盡處 是靑山), 행인은 문득 청산 밖에 있네(行人更再 靑山外)'라는 시구가 있다. 이시가 전하고자 하는 깊은 뜻은 행인이 넓은 벌판을 지나 높은 청산을 넘으면 목적지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또 걷고 넘어야 할 벌판과 청산이 눈앞에 펼쳐져 있더라는 것이다. 이는 학문의 무한함을 일깨워 주는 시로써 오늘날 학문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에게 향학열을 일깨워주는 교훈이 되고 있다.

21C는 평생교육의 시대다. 우선 평생교육기관의 숫자를 살펴보면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과 읍·면·동에 평생교육과정이 개설돼 있고, 시·군·구의 평생학습관과 문화의 집 등에서 평생학습을 시행해 오고 있다. 그 외에 사설 학습소까지 포함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지식정보화 사회를 맞아 이처럼 평생교육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바람직스러운 사회현상이라 할 것이다. 얼마 전 방송보도를 보면 한글해독을 못 하는 시골할머니들이 늦은 나이에 한글을 깨우치면서 어느덧 시인이 돼 간다는 보도를 봤다. 학문이란 그런 것이다. 남녀노소 없이 누구나 평생교육 차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자기가 원하는 소기의 목표를 이루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

필자는 늦은 나이에 주경야독으로 대학과 대학원을 마치면서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롭게 배운 학문을 바로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더 큰 보람으로 이어졌다. 사소한 일이지만 직원들이 자산(자본+부채)과 자본을 구분하지 못해 업체선정에 큰 우를 범할 뻔한 것을 바르게 시정해 준 것이라든지, 민간위탁사업비 산정에 최초로 경영분석을 도입함으로써 감사원의 적정금액 산정 지적을 명쾌하게 해결한 사례 등은 필자가 뒤늦게 경영학을 배우면서 행정현장에 적용한 보람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우리 시에서 민간에 위탁 지급하는 각종 대행사업비에 대해서는 지급하는 금액이 과연 적정한 것인지· 아니면 과다하거나 과소한 것은 아닌지· 등을 경영분석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배워서 남 주자는 슬로건을 스마트폰에 담고 다니는 필자에게 금년 3월 우연하게 행운이 찾아왔다. 다름 아닌 대학 강단에서 올해 1학기 3학년생을 대상으로 정책기획론 강의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뒤늦게 학문을 배우고 익힌 결과를 제대로 활용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실로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3학점짜리 핵심과목을 3시간 동안 서서 잘 강의해야 한다는 부담도 아니 될 수는 없었다.

첫 강의는 이렇게 시작됐다. 천재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다. '천재란 하늘이 주는 1%의 영감과 자기가 흘리는 99%의 땀과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러분도 열심히 최선을 다 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고,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다. 모두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인생을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강의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학생들의 수강태도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최근 경제도 어렵고 일자리가 부족해서 취업이 상당히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면이 있지만 모두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대견해 보인다.

필자가 강의를 하면서 느낀 소감은 강사에게 강의란 참으로 보람 있고 자기발전을 위해 매우 유익한 기회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담당 교과목을 가르치면서 자기가 평생 쌓은 지식을 지식창고에서 순발력 있게 꺼내어 매시간 활용한다는 것은 실로 본인의 유창성을 키우고, 지식을 재정립하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교수와 학생이 열정으로 함께하는 교단에 학문의 아름다운 향기가 풋풋하게 넘쳐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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