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치원에 교사로 재직했었다는 익명의 제보자 A씨는 재직 전후의 경험을 토대로 이 유치원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이 유치원은 5년 전께 기존의 유치원 경영진이 다수의 유치원을 소유한 경영진으로 바뀌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경영진이 바뀌며 음악제가 시작됐고 경영진이 소유한 유치원 간 음악제 결과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성과가 좋은 교사에겐 직책을 주는 등 인사반영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치원에 새로운 경영진이 오면서 전에 없던 '음악제'가 생겨났다고 했다.
A씨는 경영진이 소유한 다른 지역 등 다수의 유치원에서 모두 '음악제'가 열렸고 음악제 결과(성과)로 각각의 유치원과 재직교사를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오창의 유치원의 경우 음악제를 처음 시작한 1~2년 동안 경영진으로부터 '가장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기억했다.
이랬던 유치원의 음악제는 2년전부터는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는데 A씨는 이때부터 폭행 등 가혹한 행사 준비가 시작됐다고 이야기했다.
A씨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게 된 2년부터 준비과정에서 학대 등 혹독한 교육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이라며 "그만둔 뒤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학대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경영진에서 유치원 재롱잔치 결과로 유치원, 교사 간 경쟁해야 하는 상황까지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재롱잔치가 열리는 시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악제는 12월인데 이 시기는 다음 해 신입 원생 모집준비 시기와 맞물린다.
자녀가 다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알아보는 일부 학부모는 참관 형식으로 음악제를 찾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했다.
결국 재롱잔치가 유치원 평가의 한 잣대가 되고 경영진은 유치원 간 경쟁구도에 인사반영까지 하며 완벽에 가까운 행사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이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도 한 가지 요인이라고 했다.
참관수업 기회 등이 적은 부모들은 한 번의 행사로 유치원을 평가하는데 속된 말로 '튀는 자리'에 세워달라거나 '주요 역할'을 맡겨달라고 부탁을 하는 학부모가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는 교사들에게 행사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작용, 아이들을 향한 빈번한 학대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A씨는 "아이들에 대한 교사의 폭행 등 학대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하지만 모든 책임이 교사에게만 돌아가는 것 같아 고심 끝에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에서 유치원 내 CCTV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행사 준비 과정에서 학대 등이 이뤄졌다는 것을 모를리 없고 알면서도 방관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당 유치원을 그만둔 지 상당 시간이 지났지만 현재 재직 중인 교사 등을 통해 학대 문제가 반복적으로 벌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분명 교사의 잘못이 크지만 유치원 간 경쟁상황을 만들어 이런 행태를 부추기고 방관한 경영진이 더 큰 문제"라고 전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