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교육계 등에선 전국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든 보육시설 내 대형 아동학대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청주청원경찰서는 26일 유치원 음악제 연습 기간 아이들을 정서적·신체적 상습 학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여교사 A(여·26)씨 등 모두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사과정에서 교사의 폭행이나 위협 등 학대 피해 사실을 특정된 원생만 60여명에 이른다.
이번 문제의 중심에는 '음악제'로 불리는 재롱잔치가 있다.
경찰조사에서 가해교사 A씨 등은 '연습과정에서 아이들이 교사 지시에 잘 따르지 않아 그랬다'고 진술했다.
연말 발표회 형식으로 학부모 초청 행사를 연습·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일선 보육교사는 "재롱잔치 등을 준비하는 기간은 아이·교사 모두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라며 "일정 기간 내에 소수의 교사가 수십명을 아이들을 데리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교사와 아이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어린이집·유치원의 재롱잔치나 발표회 등을 아예 폐지하자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충북교육발전소 관계자는 "인위적이고 과도한 발표회 준비 때문에 아이·학부모 모두가 큰 아픔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행사를 아예 폐지하거나 최소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변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육관련 전문가들은 보육시설 아동학대는 물론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가정 내 아동학대 등은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불거진 시설 내 아동학대 문제를 일부 교사 개인의 일탈행동이나 특정 보육기관 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접근·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육 등 가정 고유기능 약화와 이에 따른 보육시설의 역할 강화, 반면 열악한 보육교사의 근로환경 등 처우는 물론 결과에만 집착하는 성과중심의 교육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한 아동복지 전문가는 "청주 유치원 아동학대 사건으로 보육현장의 어두운 단면이 또 한 번 드러났다"며 "이러한 문제를 한 시설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현재의 보육현실로 보고 사회적 차원의 접근과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