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스마트폰 전성시대 명암

초고속 인터넷 등 편리·신속성 장점·대중화
대인관계 약화·인터넷 중독 등 부작용 속출
청소년 중독위험군 4년 새 3배 가까이 증가
"중독 문제 접근 등 개인·사회적 대처 필요"

2016.02.18 17:59:56

편집자

스마트폰 사용자 4천만명 시대다.
신속·편리로 무장한 스마트폰은 쓰지 않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현대인의 필수품이 돼 버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인관계 단절과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중독 문제까지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회문제와 그 실태를 조명해 본다.

18일 청주 성안길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항상 보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의 노예 아니냐는 소리도 종종 듣곤 합니다."

회사원 박민영(29·가명)씨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끝이 난다.

눈 뜨는 순간부터 밥을 먹는 시간에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잠이 들기 직전까지 언제나 그의 손엔 어김없이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박씨는 매일 아침 6시 스마트폰 알람소리에 맞춰 잠에서 깨어난다.

아침마다 '따르르릉' 울려대던 자명종 시계는 침대 주변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기상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켜고 잠이 든 밤사이 지인들이 SNS에 올려놓은 게시물을 확인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자신이 활동하는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까지 모든 SNS를 확인한 뒤에야 침대를 벗어난다고 했다.

샤워를 마치고 가족들과 아침 식사를 할 때도, 출근하는 시내버스 안에서도 뉴스 검색 등이 이어지는 데 회사에 도착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NS 확인과 직장 동료·지인과의 메신저 대화, 인터넷 검색 등으로 그의 눈과 손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어느덧 점심시간, 회사 근처 식당에 자리잡은 박씨와 동료들은 음식 주문을 하자마자 누구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음식이 나온 뒤에도 이들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식사 중간 중간 짧은 대화들이 오가지만 오래가지 않았고 시선은 곧 스마트폰을 향했다.

업무 중 멈출 줄 모르던 박씨의 스마트폰 사용은 퇴근 후에도 계속됐다.

박씨는 "스마트폰만 잘 활용하면 물품 구매부터 은행 업무 등 굳이 발걸음을 하지 않아도 웬만한 일은 모두 해결할 수 있다"며 "게다가 간편하고 빠른 일 처리가 가능해 시간을 절약하는 데 매우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과도하다고 종종 느끼곤 하다"며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하는 일들이 너무 익숙해져 당연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스마트폰(Smart Phone)' 전성시대다.

초고속 인터넷 등 편리·신속성을 장점으로 때와 장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즉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가 사실상 허물어졌고 우리의 삶 자체가 송두리째 변화하고 있다.

심지어 짜장면 한 그릇 주문도 전화 한 통 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한 세상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편리·신속 등 순기능 이면에서는 오프라인(Off-line)의 대인 관계 약화와 인터넷 중독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동료·친구와 대화보다는 온라인 소통에 익숙해졌고 가족 간의 식사를 하면서도 대화보다는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가 하면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도 스마트폰의 몫이 됐다.

스마트폰 메신저나 SNS를 통해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누구와도 실시간 대화 등 동시다발적 소통이 가능해졌지만 온라인이 아닌 일상에서의 대화 단절과 대인 관계 약화 등 불통이 만연해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병 수준의 '중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이 커지고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에 만족을 느끼는 일종의 중독 증상을 의미하는 노모포비아(Nomophobia, No mobile phone phobia)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2014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의 1일 평균 4.3시간(256.5분·사용 20.2회·회당 사용시간 12.7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성인 스마트폰 중독위험군비율은 지난 2011년 8.4%에서 2012년 11.1%, 2013년 11.8%, 2014년 14.2%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만 10~19세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은 지난 2011년 11.4%에서 2014년 29.2%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스마트폰 과다사용으로 인한 금단·내성을 지니고 있어 일상생활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 의 경우 일반 이용자보다 1시간 더 많은 5.3시간(318.5분·사용 24.5회·회당 사용시간 13.0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 관계자는 "스마트폰 중독 위험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위험군 비율은 성인의 3배 수준으로 나타나 스마트폰 중독위험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스마트폰 중동 등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중독 전 예방활동이 무엇보다 주요하다"며 "이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에 대해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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