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향악단의 발자취 - 두 번 째 이야기

2016.03.14 14:23:14

김대종

전 청주시립예술단 사무국장

1936년에 이르러서는 JOKD교향악단이 창단되었다. JODK는 당시 경성방송의 호출부호였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국내 최초로 급여를 받는 전문연주단체였다. 급여의 수준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직업 연주단체로 최초라는 것에 단원들은 자부심을 느꼈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의 초대 지휘자는 홍난파가 지휘봉을 잡았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방송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였지만 대외 연주활동도 적잖게 있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활동은 경성방송 교향악단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를 하였다.

1939년에는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전 조선 작곡발표 대음악제'에 출연하여 한국 최초 창작 관현악곡을 연주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다. 1941년 홍난파의 갑작스런 서거 후에 일본인 지휘자 나카가와(中川)를 초빙하였으나 단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그 후 계정식(桂貞植)이 지휘봉을 이어 받았으나 그도 부인의 죽음 등 가정사로 인한 충격으로 운영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10년을 채우지 못한 채 1941년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나 이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던 단원들은 해방 후 최초의 민간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 창단에 밑거름이 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마음 편히 음악 활동을 하지 못했던 음악인들은 1945년 8월15일 해방과 더불어 내 조국에서의 새로운 음악활동에 대한 열정과 기대가 한없이 불타올랐다. 이러한 결과로 해방 후 불과 두 달 만에 고려교향악단이 창단되었다. 고려교향악단 창단에 가장 적극적으로 리더역할을 한 인물은 작곡가 현제명이었다. 이를 도와 총무 역할을 했던 사람은 김생려였다. 이 두 사람은 전국에 흩어져있던 연주자들을 중앙으로 끌어 모았다. 이들 중 기량이 뛰어나다는 사람들을 추려내서 고려교향악단을 창단하였다.

초대 지휘자는 계정식이 맡았다. 해방의 기쁨과 더불어 음악 애호가들에게 고려교향악단의 창단은 더할 나위 없는 큰 기쁨이었다. 첫 공연은 1천172석 규모의 수도극장(옛 충무로 스카라극장 자리)에서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연주하였다. 1946년 2월부터 매월 2회의 정기연주회 공연을 하였다. 그해 여름, 만주에서 활동하던 26세의 젊은 지휘자 임원식(林元植)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는 고려교향악단 7월의 7회 정기연주회를 지휘하게 되었다. 데뷔곡으로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을 선택한 임원식은 젊은 패기를 앞세워 훌륭하게 연주를 하였다. 그 뒤 고려교향악단은 임원식을 주축으로 꾸준하게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고려교향악단도 재정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했다. 해방 이후 어려운 나라살림에 운영자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민간교향악단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결국 1948년 10월 26회의 정기연주회를 끝으로 고려교향악단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운영의 이견으로 고려교향악단을 떠났던 김생려는 또 다른 교향악단의 창단을 궁리하고 있었다. 김생려는 자신의 인맥을 최대한 동원하여 1948년 1월 서울교향악단을 창단하였다. 당시 운영의 어려움으로 고려교향악단을 이탈했던 단원들은 자연스럽게 서울교향악단에 흡수되었다. 서울교향악단은 1948년 2월28일 수도극장에서 김성태(金聖泰)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제1번을 연주하였다. 초창기 지휘자로는 당시 미국 방송국 고문관이었던 롤프 자코비, 그리고 김생려, 임원식이 동참하였다. 서울교향악단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인해 해체되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많은 음악인들이 납치되거나 자진 월북이라는 미명 아래 이북으로 끌려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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