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empathy)

2016.05.23 15:50:20

김정일

충북보건과학대하교 청소년문화복지과 교수

우리 사회에는 공감능력 결여자들이 많이 있나보다. 일면식(一面識) 조차 없는 사람이 타인을 죽이고, 폭력을 행사하는 세상이 되었다. 어제까지 연인이었던 남·녀 커플들이 하루아침에 살인으로, 폭력으로 사람들에게 트라우마(Trauma)을 남기었다. 최근에는 호신 용품이 잘 팔린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되는 사회이다.

공감능력이란 무엇일까?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란 무엇일까? '공감(empathy)'이라는 말은 '공통된 감정'의 축약어로 공유된 정서 또는 대리적 정서를 말한다. 다른 사람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심리상태를 마치 나의 것처럼 이해하고 느끼는 정서적 상태를 말한다. 우리 뇌에선 거울신경이라는 것이 있다. 신 것을 먹으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침이 나온다. 우리나라 권투 선수가 상대를 가격하면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이런 것들을 공감능력이라고 한다. 타인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이해하고 그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대인관계가 좋고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이 회복탄력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공감능력이 없으면 인간관계가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없다. 공감(empathy)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공감능력이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감 능력이 가장 둔한 부류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다. 즉 자신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럴 것도 같았다. 항상 자기만 옳고, 자기 방식만 주장하고,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행동하고 그런 이들은 타인과 소통하지 못한 채 타인을 자기 욕구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뿐이다.

공감능력이 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번아웃(burn out)이다. 번아웃(burn out)의 사전적 정의는 '에너지를 소진하다'이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서적 피로로 무기력증·자기혐오·직무거부 등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주로 이상이 높고 자기 일에 열정을 쏟는 적극적인 성격의 사람이나 지나치게 적응력이 강한 사람에게 나타난다. 일과 삶에 보람을 느끼다가 돌연 보람과 성취감을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이 나타나면 의욕이 저하되고, 성취감이 안 느껴지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 뒤 '모든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 예전에는 기뻤던 일이 더 이상 기쁘게 느껴지지 않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불면증이나 과다수면증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회사나 학교 밖에서는 활기차지만 출근, 등교만 하면 무기력하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끊임없이 먹고 싶고, 먹고 난 후에 후회하는 것도 번아웃 증후군 증상 중 하나다.

21C가 정보화 시대이다. 아무리 기계문명이 발달했다하더라도 사람과 사람은 공감과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나름대로의 실천을 통한 타인에 대한 공감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나 스스로가 너무나 절박했었고, 너무나 기계적이고 직선적인 사유를 하고 있는 마당에 과연 타인에 대한 진정한 공감능력이 생길 수 있었을까. 지금부터 계산을 하지말자. 눈치를 보지 말자.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랭크 자파 (Frank Vincent Zappa)는 "마음과 낙하산은 펼치지 않으면 소용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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