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등산로 강력범죄 …"산에 오르기 무서워"

'서울 수락산 60대 여성 살해사건' 등 등산로 사건 계속
CCTV 등 방범시설 사실상 전무, 일부 시민들 불안감 토로
"2인 이상 동행·간편한 호신도구 휴대하면 안전확보 도움"

2016.06.09 20:10:52

9일 오후 1시30분께 한 시민이 청주시 상당구 상단산성 등산길을 오르고 있다.

ⓒ박태성기자
[충북일보] 마음 놓고 산에 오르기도 무서운 세상이다.

최근 등산길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강력범죄' 때문이다.

지난 8일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야산에서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이 여성의 시신에서 타살 혐의점이 드러나는 등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수락산에서 홀로 산행을 하던 6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까지 지역 내 등산길에서 발생한 강력사건은 없지만 계속되는 강력사건 소식에 지역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9일 오후 1시께 청주시 상당구 상당산성에는 평일 낮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했다.

대부분 2~3명씩 함께 움직였고 혼자 산행을 나온 여성이나 노인들도 간간이 이어졌다.

산행을 나온 시민 중 일부 시민들 특히 여성들은 최근 발생한 등산길 사건에 대한 우려를 토로했다.

주부 김모(여·32)씨는 "예전에는 혼자 산행을 자주 했는데 최근 들어 잦은 사건소식을 듣고 혼자서는 잘 나서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인적 드문 등산길을 걸을 때 조금 겁이 난다"고 말했다.

등산로가 위치한 '산'의 경우 특수한 환경적 요인 때문에 범죄 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등산길 주변으로 나무 등이 우거진 탓에 주변 시야확보가 쉽지 않고 인적이 드문 곳도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로 방범용 CCTV 등이 설치·운영되고 있지만 극소수 뿐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현재 우암산에 방범용 CCTV 2대, 것대산과 부모산에 산불감시용CCTV 각각 1대씩 설치·운영되고 있다.

아직까지 추가적인 CCTV 확충 계획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지역 내 등산길 등에서 발생한 강력사건은 없지만 등산길이 범죄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진입로가 여러 곳에 위치하고 숲이 우거진 산악 지형의 특성상 CCTV 설치·운영이나 순찰 활동 등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안전확보를 위한 시설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개개인의 안전확보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상완 강동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범죄 등 안전에 취약한 여성이나 노인 등의 경우 단독 산행보다 2인 이상 동행하는 것이 좋다"며 "특정 상황에 비상연락이 가능하도록 위치푯말 등을 꾸준히 확인하고 호루라기 등 간단한 호신 도구를 지니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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