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물결을 넘어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2016.07.10 15:14:15

김동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

'제3의 물결'로 인류사의 큰 변화를 이끌었던 앨빈 토플러가 지난 6월27일 타계했다.

인류에게 정보화시대라는 시대적 의미를 만들어냈고 제3의 물결을 주장하던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 '제4의 물결'이라는 시대사적 용어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제4차 산업을 대비하기 위한 각종 계획을 마련하고 있고, 얼마 전 개원한 20대 국회의 첫 화두 역시 4차 산업혁명이었다.

인류사는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 4차 산업혁명은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통합된 가상 물리 시스템의 기반 위에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로운 물결이 다가올 때마다 인류는 두렵고 불안해하며 많은 불확실성에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럴 때 국민과 시장은 국가의 역할을 기대하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다. 제20대 국회 개원식에서 대통령, 국회, 언론들이 보여준 말과 행동들이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판단된다.

각국 정부가 제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대처를 하고 있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제4의 물결이 불러오게 될 경제에 대한 '실질적 변화'와 '심리적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우고 이를 국가 경쟁력으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재 제4차 산업혁명기를 맞이하는 우리 정부와 국가의 대응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우려는 국제사회가 우리를 바라보는 객관적인 평가와 시각을 보더라도 한낱 기우에 불과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

실례로 올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별 대응능력 순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체 139개 국가 중 25위에 그치고 있으며, 이는 말레이시아나 체코보다 뒤진 것으로 우리의 대응능력 수준이 타 국가에 비해 많이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양면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새로운 산업혁명은 생산과 유통비용을 떨어뜨려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격차의 심화, 노동시장에서의 공급초과, 중산층의 몰락, 신흥국의 이점 상실이 만연해 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가는 이처럼 사회적 변환점이 큰 시점에 사회 안정망으로서 큰 변혁기에 나타나는 불확실성을 대비한 미래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한, 시장의 불안심리를 고려하여 과감한 사회투자를 늘림으로써 미래 변화에 대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과 시장이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몸을 맡기고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으며 새로움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필자는 과거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로 세계를 넘자"라는 기치로 제3의 물결을 이끌었던 정보통신부에 몸담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큰 변화의 시기에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안정과 비전을 만들어 주지 못하면 시장과 국민은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정부의 정책을 믿고 따를 수 없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현 정부는 정확한 방향 설정과 일관된 정책추진으로 국민과 신뢰를 쌓아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으로, 이를 위해서는 관련 부처들의 합의를 유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및 부처간 수평적 융합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시장과 기술 발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을 삼가야 한다. 현장의 각종 비효율적인 규제들을 철폐하고, 연관 산업들과의 효율적 의사소통을 통해 기술개발의 효과가 전 분야에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도록 장(場)을 만들어 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정부와 시장, 기술, 그리고 국민들 간의 상호 신뢰와 협력을 통해 우리가 반드시 넘어서야 할 시대적 소명이며, 이를 잘 극복하고 활용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또 한 번의 재도약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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