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명암~산성 '공포의 도로' 사고 원인 살펴보니…

도로 구조적 문제, 과적·과속 등 불법 운행이 원인
지난 2009년 개통 이후 사고 39건… 2명 숨지는 등 69명 사상

2016.08.04 19:57:24

'공포의 도로'로 불리는 청주 명암~산성 간 도로 모습. 사진 왼쪽 산성도로를 빠져나와 우회전 차로에서 대형 화물차량이 전도·전복되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박태성기자
[충북일보] '공포의 도로'로 불리는 청주 명암~산성 간 도로.

개통 이후 거의 같은 자리에서 차량 전복사고가 잦아 생긴 별명이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명암~산성 도로가 개통된 지난 2009년 이후 모두 39건의 사고가 발생, 6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눈여겨 볼 점은 전체 사고의 46%에 달하는 18건의 사고가 2.5t 이상 대형 화물차량 사고라는 점이다.

특히 산성도로 종점부에서 외곽순환도로로 합류하기 위해 우회전하는 지점에서 유독 사고가 반복돼 '공포의 도로'로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특정 지점에서 유사한 유형의 사고가 계속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산성도로~외곽순환도로 간 진입 차로 개설 자체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도로를 개설할 당시 산성도로에서 외곽순환도로로 합류하는 입체교차로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체교차로 설치가 인근 주민 반대 등에 부딪히면서 계획에 없던 현재의 도로(외곽순환도로 합류 도로)가 설치됐다.

산성도로를 내려와 외관순환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하는 도로인데 이 도로의 구조 문제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급경사 차로에서 우회전하는 도로의 편구배(도로의 곡선부분에서 노면의 경사를 한 쪽으로만 붙인 것)가 잘못돼 있어 이곳을 지나는 차량, 특히 무게 중심이 높은 화물차량이 회전하면서 생기는 원심력을 버티지 못해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회전 차량이 회전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잡혀야하는 데 도로 문제로 무게중심이 회전하는 반대편으로 쏠리면서 전도·전복사고가 난다는 얘기다.

이런 환경에 일부 운전자의 과적이나 과속 등 불법행위가 더해져 사고 발생 최적의 조건이 되고 있다.

4일 오후 2시께 '공포의 도로'로 불리는 청주 명암~산성 간 도로에서 충북지방경찰청 교통경찰과 도로교통공단 직원들이 2.5t 이상 대형 화물차량 통행제한에 대한 운전자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박태성기자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바로잡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편구배를 바로잡는 시공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매우 어려운 작업으로 꼽히는데다 이 시공만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용일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 연구관은 "산성도로에서 외곽순환도로에 진입하기 위한 우회전 차로에 구조상 문제가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선 적절한 구조변경이 필요한데 이 시공 자체가 매우 어렵다. 반복적인 수정 작업 등 상당히 오랜 과정의 시공을 거쳐야 하고 이를 통해 도로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도로가 만들어질 당시 계획했던 입체교차로가 이곳 도로에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도로구조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원안이었던 입체교차로를 설치하고 문제의 도로를 폐쇄하는 게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의 구조 개선 등 조처가 어려운 상황에 사고가 반복되자 경찰은 궁여지책으로 대형 차량의 '통행금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로 구조 개선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대형 화물차량 등의 진입을 차단해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통행제한 대상은 2.5t 이상 대형 차량이며 제한 구간은 산성 삼거리~명암타워 삼거리 도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청주시에서 통행제한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도로교통법에 근거한 경찰의 통행제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문제와 관련해 유관기관과 시민 의견을 충분이 반영,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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