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에겐 1개월 나에겐 1년

2016.09.18 17:34:44

김나래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2016년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덧 성큼 수확의 계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가을이 되면 그 누구보다도 바빠지는 것이 1년 농사의 결실을 보는 농부들일 것이다.

이른봄 땅을 갈아엎는 것을 시작으로 씨를 뿌리고, 물을 대주고, 영양분인 퇴비도 주며, 필요하면 농약을 치기도 한다. 작물들을 잘 키우기 위해선 때론 지식을 습득하기도 한다.

봄부터 시작된 이런 정성들로 작물들은 무럭무럭 자라 실한 열매를 맺는다. 가을이 되면 수확을 시작하고, 수확이 끝나면 내년 농사를 준비한다.

이렇게 1년을 주기로 농사는 시작되었다가 끝이 난다.

지방세의 한 주축을 이루는 재산세 또한 1년 농사와 같다. 재산세는 6월1일을 기준으로 일년에 두 번 7월과 9월에 부과된다.

재산세 부과를 위해 재산세 담당자들은 1년을 준비한다. 소유권변경 작업을 기본으로 하여, 토지분할·합병, 주택가격산정·공시 등 많은 작업들이 행해진다.

확인할 필요가 있는 사항들이나, 민원이 들어오는 건들은 출장을 나가 현지확인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과교육을 들으며 좀더 정확한 부과를 위한 노력을 한다.

재산세 부과를 위한 작업들은 세무과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부서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관련 부서로부터 재산세 부과와 관련된 정보를 받기도 한다.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어느덧 부과를 위한 막바지에 다다른다.

7월 정기분 재산세 부과를 앞둔 5월, 6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재산세 담당자들에겐 정신없이 보내는 달이다.

각 부서에 공문을 요청하여 정리도 하고, 사망자지만 상속등기를 하지 않은 납세자의 경우 주된 상속자를 찾아 납세의무자를 등재하는 등 부과 준비에 마지막 박차를 가한다.

이렇게 일련의 부과 점검 작업을 거친 후, 설렘 반 걱정 반을 안고 7월에 첫 번째 고지서(건축물, 주택1/2)가 나가고, 9월에 두 번째 고지서(토지, 주택1/2)가 나간다. 민원을 받고, 확인 후 오류를 수정하고, 이의신청도 받으면 7월부터 9월이란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그리고 큰 사고 없이 부과가 끝났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것도 잠시 내년 부과 시 반영되어야 할 사항들을 체크하고 다시 긴 여정을 시작한다.

9월 재산세 1년 농사의 마지막 결실을 앞두고 있다. 납세자들에겐 매년 받는 혹은 정기적으로 받는 고지서 한 장일뿐 이겠지만, 담당자들에게는 수많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러니 설령 실수가 있다고 하여도 저들도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다는 넓은 배려를 바라보고 싶다.

지금 이 시점에 잘 정리되었을까, 민원인을 잘 상대할 수 있을까, 마지막 마무리를 잘할 수 있을까 등등의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담당자들이 열심히 준비했으니 7월 재산세 부과를 무사히 잘 끝냈듯이, 9월 재산세 부과도 무사히 끝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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