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등의 내진수준과 안전등급 높여야

2016.09.18 17:39:06

[충북일보] 지난 12일 늦은 오후 전국이 흔들렸다.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 때문이다. 이날 지진은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강진이다. 수백 km 떨어진 충북과 서울·수도권 주민들까지 놀라 대피할 정도였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내진설계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내진설계가 안 된 건물의 경우 규모 5.5 이상의 지진이 덮치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지금 서울에서 규모 6.5의 지진만 발생해도 11만 명의 사상자가 날 것이란 우울한 분석도 있다.

국내 건물 등의 내진 설계 기준은 규모 6.5다. 그런데 이를 충족한 건축물은 전국적으로 33%에 불과하다. 청주공항 시설물도 지진에 무방비 상태다. 8월 기준으로 청주공항 7개 시설물 중 내진설계 및 내진보강이 반영된 것은 4곳(57.1%) 뿐이다.

공항은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청주공항 등 국제공항마저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된 시설물들이 많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이번 기회에 공항 시설물 내진보강에 신속히 나서 이용객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한반도에선 400년에 한 번꼴로 대지진이 일어났다. 그 규모가 7.0 수준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40여 년 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이번까지 모두 9차례다. 결코 지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확실한 증명이다.

지진은 현대과학으로도 미리 예측이 어렵다. 철저한 사전 대비와 조기 경보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통합지진재해 대응시스템부터 구축해야 한다. 신규 건물뿐만 아니라 기존 건물에도 서둘러 내진설계 보강·강화를 의무화해야 한다.

특히 양산 활성단층대 부근의 원전과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지진대비책을 다시 짜야 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등급을 높여야 한다. 이번 지진보다 규모가 클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됐다. 그 바람에 건물이나 터널, 교량 등의 내진설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내진 수준을 높여야 한다. 지진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도 다시 정비해 만들어야 한다.

재난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대비하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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