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건강의 해법 '평생학습'

2016.09.19 18:31:14

오서영

청주시 흥덕보건소 지역보건팀 주무관

수명이 길어질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은 커져 병원 치료나 누군가의 돌봄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유병률은 계속 상승해 환자 수도 2012년 약 54만 명에서 2030년 127만 명, 2050년에는 271만 명으로 약 20년마다 약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암 환자는 완치되는 경우가 많으나 치매환자는 완치된 경우가 없어 치매 극복 없이는 100세 시대의 꿈을 이룰 수 없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10%, 75세 이상 20%, 85세 이상은 약 절반이 치매를 앓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부가 85세까지 산다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치매의 전형적인 증상은 기억장애이다. 물건을 어디에다 뒀는지 잊어버리거나 약속을 잊어버리기도 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 며칠 전에 외식했거나 쇼핑했던 일도 까맣게 잊어버린다. 또 다른 흔한 증상은 상대방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말을 더듬기도 하는 것이다. 병세가 깊어지면 집 앞처럼 익숙한 장소에서도 길을 잃어 아예 집밖에 나서는 것을 무서워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복잡한 은행업무 등을 자신 없어 하다가 점차 옷을 갈아입거나 목욕, 대소변 등 기본적인 능력까지 잃어간다. 치매를 초기에 발견하면 여러 가지 치료로 증상을 늦출 수는 있지만 치매의 진행 자체를 아예 막을 수는 없다.
 
뉴욕 치매연구팀은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서른 번 이상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로 가는 혈류가 증가해 해마가 두터워지고 그 결과 기억력이 증가되며, 어금니 등 치아가 빠진 노인들의 치매 발병이 2배 증가하고 더구나 치주염이 있는 경우 치매위험이 9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뇌를 근육처럼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적 훈련, 특히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눈으로만 읽을 때는 책의 내용이 눈 속의 망막을 통해 후두엽을 거쳐 다른 대뇌연상피질로 가서 이해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소리 내어 책을 읽으면 소리가 고막을 통해 청각중추로 가고 좌뇌에 있는 언어중추가 부수적으로 자극을 받아 눈으로만 읽을 때보다 뇌가 더 많이 활성화 된다.
 
또한 호두알을 손에 쥐고 움직이는 것처럼 단순히 손을 움직이면 뇌의 운동중추 중 손을 관할하는 뇌 부위만 움직인다. 그러나 종이접기, 도형 맞추기 등과 같이 조금 더 정밀하게 움직이면 조금 더 넓은 부위가 자극을 받는다.
 
부모들은 자녀의 뇌를 계발하기 위해 책을 읽히고 악기를 배우게 하며 놀이도 체계적으로 시킨다. 그런데 정작 부모는 뇌를 계발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다. 뇌의 활력 유지를 원한다면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며 살아야 한다. 쇠는 담금질을 통해 강해진다. 그러므로 평생학습이야 말로 뇌에 필요한 담금질이다.
 
우리 뇌의 신경세포는 고령이라 하더라도 신선한 자극이 있는 한 끊임없이 스스로를 창조하지만 자극 없이 소극적으로 게으르게 지내면 젊은이의 뇌라 할지라도 위축되고 빨리 늙는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며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선물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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