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9월 27일)

2016.09.26 14:13:31

[충북일보] 오대산 소금강에 가을이 여물어간다. 단풍잎 하나가 알찬 풍경을 만든다. 하얀 구름 몇 덩이가 둥둥 떠간다. 산풍경이 국화처럼 그윽해진다. 산책하듯 부드러운 능선길에 선다. 푸른 어스름 속에 아침이 밝는다.

순수하면서 생명력 넘치는 길이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땅이다. 발아래는 아찔하고 바로 위가 하늘이다. 도열한 바위가 날을 세워 위협한다. 구룡폭포가 비류직하로 장엄하다. 떨어지는 폭포가 천둥소리를 낸다.

하얀 포말이 쪽빛 담색에 선명하다. 거스르지 않는 물살이 강렬하다. 자연이 사람에게 보낸 초대장이다. 다른 풍경으로 끌고 가는 안내문이다. 그 앞에 서 하찮은 존재감을 느낀다. 하늘이 시리도록 한 가득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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