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10월 12일)

2016.10.11 18:06:34

가을을 재촉하는 단풍이 내린다. 억새가 빛나는 은빛으로 유혹한다. 긴 머리 들어 하늘 길을 헤집는다. 서편 하늘에 작은 석양이 물든다. 짙어지는 구름에 가려 애처롭다. 하늘과 바람, 구름이 번갈아 돈다.

하늘색이 환해지며 해가 웃는다. 머리에 빛을 이고 가는 가을이다. 사뿐사뿐 능선 따라 바람이 간다. 키를 덮는 억새가 수풀에 웃는다. 센 바람 소리에 유독 크게 들린다. 쉼터에서 숨을 한 번 크게 고른다.

마타리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진다. 장렬하게 최고의 순간을 맞는다.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가라앉는다. 시간 따라 산풍경이 그윽해진다. 뜨거웠던 여름 기세는 가고 없다. 상당산성이 낙화와 함께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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