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10월 17일)

2016.10.16 16:08:52

[충북일보] 물푸레나무가 반반 쪼개져 자란다. 가뭄이 야속한 치악산 단풍이다. 골골이 단풍으로 알록달록하다. 둥글둥글 둥굴레 열매가 까맣다. 큰까치수영이 씨앗 품어 의젓하다. 각시투구꽃 씨방은 꽉 차 단단하다.

산목련 잎이 사르르 하고 떨어진다. 신갈나무 도토리는 이미 우수수다. 종지 모양의 깍정이가 귀여워 정겹다. 노송 품은 바위에서 다리쉼을 한다. 이리저리 눈 에둘러 시간을 보낸다. 능선 너머로 비친 색깔이 화려하다.

내려가는 길목의 가을 풍경이 짙다. 바위 하나가 순간 단단해진다. 돌무덤이 수많은 사연을 품는다. 고된 발걸음마다 방하착을 외친다. 그 때마다 귀한 울림을 선물한다. 나뭇잎 하나로 깊고 너른 품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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