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10월 18일)

2016.10.17 18:27:47

[충북일보] 차곡차곡 발걸음을 재촉한다. 숨은 가을 속으로 천천히 간다. 산행에 안성맞춤인 날씨다. 계단 너머를 기대하며 걷는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송이 송이다. 여유롭게 단풍을 즐기며 걷는다. 한 발 한 발에 기도를 담는다.

치악산의 어깨선이 좌우로 넓다. 동서남북으로 몸통이 굵고 세차다. 웅대한 자태가 눈앞에 펼쳐진다. 능선의 푸른 기세 또한 등등하다. 물든 단풍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화려하게 가을빛을 머금는다.

산정에 서니 눈앞이 탁 트인다. 넒은 하늘을 마주해 공유한다. 불어오는 갈바람이 상쾌하다. 흐르는 풍경이 감동의 물결이다. 알록달록 만산홍엽으로 물든다. 진하게 익은 가을 냄새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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