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10월 26일)

2016.10.25 17:54:57

[충북일보] 길은 화랑이고 자연이 그림이다. 빈 집 앞마당에 국화가 만발한다. 앞뜰 가득 소박한 아름다움이다. 양철통 처마가 시간을 되돌린다. 기운 담벼락이 유년을 떠올린다. 과거와 현재가 살포시 뒤섞인다.

 시골집 꽃그늘 속에 해가 숨는다. 생뚱맞게 화려한 색감마저 정겹다. 소박하면서도 그윽한 풍경이다. 시원한 바람이 골목길을 타고 간다. 아는 이만 아는 비밀스런 통로다. 국화 송이로 넉넉한 이른 오후다.

 감나무 둥치마다 낙엽이 쌓인다. 씨 품은 홍시가 툭하고 떨어진다. 나무의 생명력이 새삼 위대하다. 인생을 은유하는 그림 한 폭이다. 생명 순환이 경쟁력인 걸 깨친다. 세상을 관조하는 가을날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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