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근현대 연표'를 덮으면서

2016.11.28 20:00:03

김희찬

아이들의 하늘주비위 간사

최근 충주에는 지난 100년의 시간을 훑어볼 수 있는 자료가 하나 생겼다.

'충주 근현대 연표, 1896~1980'(충주박물관ㆍ예성문화연구회, 2016. 10)이 그것이다.

반가움에 펼쳤으나 이내 두려움에 덮고 말았다.

'역사상 발생한 사건을 연대순으로 배열하여 적은 표'가 곧 연표(年表)이다. 달리 연대표(年代表)라고도 한다.

연표는 기본적으로 발생 사건의 시기를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충주 근현대 연표'라는 이름은 해당 시기에 충주와 관련한 사건의 발생 등에 대한 시기와 내용의 정리를 의미한다.

기본에 충실한가? 내용에 충실하려고 한 모습은 보인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사건 발생 일자가 거의 맞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상 자료가 신문 기사이기 때문이다. 신문 기사 일자를 옮겼기 때문에 빚어진 오류이다.

지금처럼 실시간의 기록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기사에는 사건의 발생일자가 씌어 있다.

그것을 찾아 읽어주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연표가 가져야할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다.

시기의 문제도 보인다. 1896년을 기준의 시작으로 제시했다.

이것은 2004년도에 '충북 100년 연표, 1896~2002'를 참고한 탓이 아닐까 싶다.

충북 100년이라는 설정은 1896년에 전국을 현재와 같은 도(道) 단위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충청북도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설정한 기준이다.

그러나 그것을 그대로 충주의 시간에 포개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일반적인 역사상의 시대 구분 기준에서도 특별한 설득력을 찾기 어렵다.

또 하나는 기사 선택의 작위성이다. 모든 것을 다 수용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기사를 살펴보면 상호 연관성에서 누차 보도되거나 이미 알려진 역사적 사건의 단서가 되는 것들도 있다.

이것이 정리되었을 때에 연표를 참고해 전체적인 흐름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개략적인 흐름을 보기에 유용할 수 있지만, 한발 더 나아가 맥락을 살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20세기 전반기, 특히 일제강점기에 지역에 관한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문을 검색하고 정리하는 유사한 작업을 진행하는 나로서는 이번 작업이 얼마나 어렵고 힘겨웠는가를 짐작한다.

하지만 순서가 바뀐 것에는 유감이다. 연표라는 것이 신문기사에 소개된 것만을 기본하여 쓰여질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자료들을 확인하고 정리한 후에 되어야 할 작업이 거꾸로된 상황이 이 책에서 보인다.

작업자들의 노고는 치하한다. 다만, 한번 더 생각하고 판단했어야 할 최종의 제목이 내용과 걸맞지 않아 그것을 경계한다.

또한 유사한 작업이 다른 시·군에서도 진행될 개연성이 크다. 그럴 경우 연표가 아닌, 기본에 충실한 기사 색인 내지는 자료집 형태의 제목으로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먼저 시도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지만 제목이 걸맞지 않아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모순은 반복하면 안된다.

반가움에 펼쳤다가 두려움에 덮은 이유는, 이것이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기 때문이다. 아직 연표를 정리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 더디더라도 자료를 찾아 정리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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