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제도의 공정성 확보해야

2016.11.28 22:10:55

윤양택

충북대학교 산학협력 교수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7일 충북지역 각 고사장에서 치러졌다. 전국에 있는 60여만 명의 수험생들은 이날 결과로 지난 12년간의 학업성취도를 평가받고,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도 하고, 잃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학부모들은 간절하고, 수험생들은 긴장하고 최선을 다 한다.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 해도 이에 대해서 승복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대학입시 제도에 대한 공정성이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을 담보로 한다. 최근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은 대한민국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공정성을 뿌리째 흔들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의혹은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고, 공정성이 생명인 대학 입시 제도가 돈과 권력에 무너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부모들과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무력감과 박탈감에 빠졌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대학입시는 계층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사다리 역할을 했고, 그 준비과정에서 경제적 환경에 따른 유불리는 있다고 인정할지언정 똑같은 시험을 보고 그에 따른 공정한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믿고 있었던 최후의 보루였다. 최후의 보루가 무너진 지금 "노력하면 된다."는 당연한 믿음이 깨어지고,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더 이상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 할 수 없게 되었고 절망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절망감과 수험생들의 분노는 지난 19일과 26일 촛불집회에 대한 참여로 이어졌다. 돈과 권력만 있으면 노력이 없어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된 비상식적인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수능이 끝나고 자유를 만끽할 수험생들과 그러한 자녀들을 묵묵히 뒷바라지 하며 헌신한 학부모들이 시위의 현장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의 목소리를 학교들과 교육 당국은 책임 있는 자세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최순실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씨의 입학 특혜에 대해 소상히 조사하여 관련자들의 잘못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혀 처벌하고,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바로잡아 제2의, 제3의 정유라가 나올 수 없게 입시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대학입시 제도에서 결코 '돈과 권력'이 학생의 실력을 넘어서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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