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12월 2일)

2016.12.01 14:49:54

[충북일보] 숨을 내쉬니 하얀 입김이 나온다. 차가운 공기 머금으며 숲에 든다. 나무와 바위가 비단길로 어울린다. 키 작은 잡목과 소나무가 조화롭다. 마지막 떡갈나무 잎이 떨어진다. 바람에 날리며 공중제비를 한다.

산에 들 때마다 능선까지 바쁘다. 걷기에 집중해 다리가 고생이다. 정상을 향한 욕심이 부른 큰 화다. 버려야 하는데 언제나 참 어렵다. 버리고 나야 숲의 모습이 보인다.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들린다.

숲이 전하는 향기를 온전히 느낀다. 할퀸 상처를 침묵으로 치유한다. 한껏 성숙해진 마음으로 걷는다. 깊은 강이 멀리 흐르는 이치다. 옛 길의 자취를 따라 몸을 맡긴다. 짧은 해가 벌써 서산으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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