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의 '시골 영화관'에서 얻은 교훈

2016.12.05 16:16:43

[충북일보] 영동군에 작은 영화관이 하나 있다. 이름은 '레인보우 영화관'이다. 이 영화관이 지역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관 건립은 현 박세복 군수의 공약사업이다. 영동군이 국비 9억 원과 군비 9억 원 등 모두 18억 원을 들여 지난 10월 개관했다. 첨단 영사기와 입체 음향시설을 갖춘 3D관 62석과 2D관 35석으로 구성돼 있다. 물론 대형 영화관과 비교하기 어렵다.

박 군수가 영화관은 만든 이유는 분명하다. 영화를 보기 위해 인근 대전까지 나가는 군민들의 불편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영동에서 영화 상영은 영동극장이 문을 닫은 뒤 20여 년만이다,

이 영화관은 장르에 따라 매일 6∼7개의 영화를 2개관에서 모두 10회 정도 번갈아 상영한다. 개관 50여일 만에 유료 관람객이 1만 명을 넘었다. 하루 평균 230명이 이 영화관을 찾았다. 1일 최대 관람객은 439명이다.

영동군 전체 인구가 5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5명 중 1명꼴로 영화관을 찾은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박 군수의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낸다. 거창한 공약이나 대규모 국비가 투입되는 사업과 비교될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연간 100조 원이 넘는 복지관련 예산규모와 비교해서도 어떤 것이 과연 주민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박 군수는 비수기에 영화관을 개관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1만 명의 군민들이 화답했다. 작은 공약이라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실천한 덕분에 주민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군수 자신도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연말 어지러운 정국으로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영동군에 가면 작은 실천이 감동을 주고 있다.

작고 소박한 '시골 영화관'이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한 믿음을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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